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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교사 94% “학교전담경찰관(SPO), 학폭 도움 준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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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관련법연구회 설문조사

“예방교육 수행 담당 그쳐” 지적

‘학폭 조사’ 이관에 99.7% 찬성

정부가 학교폭력 조사 업무 이관을 위해 학교전담경찰관(SPO)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교사 10명 중 9명은 SPO로부터 학교폭력 관련 도움을 받은 경험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의 ‘교육관련법연구회’는 최근 교사 1만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7%가 “SPO로부터 학교폭력 관련 도움을 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고 9일 밝혔다. 학생 4000명 조사에서는 77.3%가 SPO의 역할을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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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는 학교폭력 및 청소년 선도 관련 업무를 하는 전담 경찰관으로, 학교폭력 사안 상담, 학생 선도·보호활동 등을 맡고 있다. 교사들은 학교에서 학교폭력 사안을 조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학교폭력 조사도 SPO가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교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런 고충을 듣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학교폭력 조사를 학교가 아닌 SPO가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연구회 설문조사 결과 교사의 99.7%가 학교폭력 조사 업무를 SPO에 이관하는 방안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업무 이관 시 기대되는 효과로는(중복응답) ‘조사과정의 사법적 전문성 확보’(79.7%), ‘학생 갈등에 대한 학교의 교육적 기능 회복 및 강화’ (64.4%) 등이 꼽혔다. 학생의 91.1%도 “학교폭력 사안 조사는 SPO가 하는 것이 공정·정확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학교폭력 조사를 경찰에 맡길 경우 ‘교육적 해결’을 우선시하는 학교폭력 예방법의 근본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구회는 “모든 사안을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해 다루는 것이 아니라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수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조화시키자는 것”이라며 “학교폭력 예방, 화해시도, 관계 회복 등의 교육적 역할은 교사가, 학교폭력 사안 조사나 심각한 문제행동에 대한 대응 등 사법적·형사적 역할은 경찰이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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