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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시위와 파업

지하철 파업 첫날···출근길 ‘정상 운행’, 퇴근길은 ‘혼잡 우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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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임금·단체협약 협상 결렬 여파로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이틀간 경고파업에 들어간 9일 5호선 광화문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3.11.09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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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공사 노조 파업으로 인해 일부 열차 운행 지연될 수 있습니다. 장시간 열차 지연 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경고파업이 시작된 9일 오전,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는 이 같은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전광판에는 ‘노조 파업으로 불편을 드릴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 글귀가 지나갔다. 5호선 마천역에서 광화문역으로 출근하는 이용씨(69)는 “(열차 지연이 걱정돼)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집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의 민주노총 소속 노조는 이날부터 이틀간 경고파업에 돌입했지만 사전 협약에 따라 출근시간대인 오전 7~9시에는 지하철을 정상 운행해 출근길 혼잡은 없었다. 일부 노선에서 열차 고장 등이 발생해 시민들이 일부 불편을 겪는 정도였다. 출근길에 만난 직장인들은 혼잡에 대비해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고 했다. 이들은 퇴근길 지하철 혼잡을 피하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귀가하거나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겠다고 했다.

광화문역에서 만난 강진숙씨(49)는 “지하철 파업 때문에 평소보다 서둘렀는데 오늘 아침은 열차 지연은 없었다”면서도 “지하철 노조가 파업하면 출·퇴근 시간도, 대학생 아이들 학교 가는 길도 불편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성수역에서 삼성역 인근으로 출근한다는 심영훈씨(26)는 “평소와 다른 경로로 퇴근할 것 같진 않지만 (열차 지연에 대비해) 조금 일찍 집으로 가야겠다”고 했다. 직장인 권모씨(34)도 “퇴근길 집에 가는 게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으면 그냥 버스를 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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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단체협약 협상 결렬 여파로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이틀간 경고파업에 들어간 9일 1호선 서울역에 열차운행시각 조정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3.11.09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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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파업 배경은 공사의 ‘인력 감축’이다. 공사는 2026년까지 2212명의 인력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최근 노조에 제시했다. 공사 전체 정원의 약 13.5% 수준이다. 공사는 연 1조원 안팎의 대규모 적자를 줄이기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무리한 인력 감축이 시민의 안전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며 감축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출근길에 만난 일부 시민들도 이번 파업에 대해 한마디씩 했다. 이모씨(60)는 “파업을 하는 것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라면서 “시민들에게 불편이 있다 하더라도 일상에 크게 지장이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인력 감축 때문에 파업을 한다고 들었는데, 인력을 줄이면 사고 날 위험도 커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반면 이용씨(69)는 “조직이 비대화됐으면 규모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파업을 하더라도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데, 지금은 반대만 하는 정치적 파업으로 보인다”고 했다.

출근시간대는 협정에 따라 100% 운행했지만 오전 9시 이후부터는 ‘파업 시간표’에 들어간다. 이로 인해 열차 운행은 평소보다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파업으로 인한 전체 지하철 운행률이 평상시 대비 82%, 퇴근 시간대에는 87%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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