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공개로 시나이 난민 캠프 이송 계획 세워와
美·英 강제이주에 부담…이집트, 거듭 반대 강조
팔 주민들도 “또다시 실향민 되느니 집에서 죽겠다”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시티 북부에 공습을 가해 건물에서 화염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A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동안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난민을 이집트로 이주시기키 위해 몇몇 정부에 은밀히 제안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고위급 외교관들을 인용해 전쟁이 격화된 최근 몇 주동안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국경 바로 건너편에 있는 이집트 시나이 사막에 있는 난민 캠프로 이동시키는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여러 정부에 비공개 제안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을 비롯해 이스라엘 지지국 대부분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팔레스타인 난민을 잠시 이집트에 수용한다지만 자칫 대량 이주가 영구적인 추방이 될 수 있다는 위험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인들도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테러를 구실 삼아 영구적인 추방을 꾀하고 있다며 이 제안에 강력 반발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때 겪은 ‘나크바(대재앙)’라고 불리는 실향의 고통을 다시 겪을 바에야 가자지구에 남겠다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군다나 이집트는 가자지구 난민의 영구적인 이주는 물론이고 임시 피난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지난달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인의 강제 이주와 이집트 시나이 반도로의 엑소더스를 반대한다는 점을 거듭 밝힌다”며 “이는 팔레스타인 정신을 완전히 의미없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집트는 현재 가자지구에서 일부 국경수비대, 중재자, 구호품 전달자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가자지구의 행정관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아랍의 봄 봉기로 촉발된 10년 이상의 내부 혼란 이후,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난민의 갑작스런 유입까지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만약 시나이 반도로 이주해온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충돌하게 될 수 있다는 점도 잠재적 위험이다.
think@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