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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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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유찰 행진’ 꼬리표…세번째 인수자 찾기 안갯속 [New 주인 찾는 보험사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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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자 불발에 부실금융기관 ‘악재’

건전성 취약·사법리스크도 부담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최근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이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MG손해보험에 이어 KDB생명까지 매각이 중단되면서 나머지 보험사들의 매각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새 주인을 찾는 보험사들, 그들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예금보험공사가 주도하고 있는 MG손해보험의 2차 매각도 유찰됐다. 다른 보험사 매물 대비 가격이 낮고, 손보사 라이선스 취득 등 다양한 이점이 있음에도 인수를 희망하는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MG손해보험의 시초는 1947년 설립된 ‘국제손해재보험주식회사’다. 이후 1965년 국제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로 상호가 변경됐고, 1975년 기업공개 등 국내 대표 손보사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1997년 IMF를 겪으면서 부실이 심화됐다. 이후 2002년 근화제약에 157억원에 인수되면서 ‘그린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하고 재도약을 꿈꿨다.

10년 새 두 번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그러나 그린손해보험은 201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공개 매각이 추진됐다. ‘인수합병의 큰 손’이라 불리는 이영두 회장이 2004년 취임 이후 남성 미용실 ‘블루클럽’, 안경체인점 ‘일공공일안경’ 등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갔다. 2007년엔 100%대 지급여력비율(RBC)이 200%대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그린손보가 보유하던 주식 가치가 떨어지자 위기가 닥쳤다. 2009년엔 신한은행과 선박 RG보험 보험금 지급 관련 소송에서 101억 원의 지급준비금을 적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회장에게 대표자 문책 경고 처분이 내려진 것이다.

경영 위기를 겪던 그린손보는 2011년 RBC 비율이 6월 말 122%에서 그해 9월 말 52.6%로 떨어졌고, 2012년엔 부채 규모가 총자산 1382억원을 넘어서면서 결국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이에 예금보험공사는 그린손보를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자베즈파트너스-새마을금고중앙회 컨소시엄에 매각했고, 이때 상호가 ‘MG손해보험’으로 변경됐다.

새롭게 출범한 MG손해보험은 보험과 투자영역에서 공격적으로 나서며 수익 창출에 나섰다. 실제로 2013년 5184억원이던 매출이 2014년엔 1조1000억원대로 올라섰고, 2017년엔 1조6000억원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매출과 달리 RBC 비율 개선은 어려웠다.

2013년엔 자본을 확충하며 211%까지 끌어올렸지만, 다음 해엔 106%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자베즈파트너스는 지속적으로 유상증자에 나섰지만,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넘어서지 못했다. 4년 뒤인 2017년 결국 다시 매물로 나왔고, 2020년 JC파트너스가 MG손해보험을 인수하기로 했다.

당시 JC파트너스가 MG손해보험을 인수하는데 들인 돈은 약 2000억원이다.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1000억원을 조달했고, 나머지는 인수금융으로 채웠다. JC파트너스가 추가자금을 조달할 때 우리은행이 MG손보에 투입한 자금은 펀드 출자금과 인수금융을 합쳐 총 16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MG손해보험은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MG손해보험의 RBC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는 물론 100%를 하회한 것. 부채도 자산보다 1139억원 높았다. 2021년 3분기 MG손해보험의 RBC 비율은 100.9%로 간신히 100%를 넘어섰지만, 4분기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43.4%로 급락했다.

당해 1월 MG손해보험에 경영개선명령을 내리고 자본 확충을 요구했지만, MG손해보험의 최대 주주인 JC파트너스가 기한 내 증자를 이행하지 못하면서 결국 10년 만에 또다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JC파트너스는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을 냈지만, 지난 8월 법원이 금융당국의 손을 들어주면서 패소했다. 그러나 JC파트너스는 이에 불복하고 항소한 상태다.

두 번의 유찰…세 번째 주인은 나타날까?
현재 MG손해보험의 매각은 예금보험공사가 주도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추진하는 매각 방식은 M&A 또는 P&A(자산부채이전) 방식이다. P&A는 인수자가 MG손해보험의 우량 자산과 부채를 선택해 가져갈 수 있다. 인수자로선 M&A보다 부담이 적다. 시장에서는 MG손보의 가격이 약 2000~3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앞서 예보는 올해 1월 MG손해보험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를 희망하는 곳이 없어 유찰됐다. 7개월 뒤인 지난 8월 MG손해보험 인수자 지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며 두 번째 입찰에 나섰지만, 사모펀드 한 곳만이 의향서를 제출해 유찰됐다. 예보법상 단수의 원매자만 참여한 입찰은 유효한 거래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 매각 당시 업계에서는 다수의 원매자가 입찰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다. JC파트너스가 금융위를 상대로 낸 부실금융기관 지정 결정 취소 청구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으면서 법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MG손해보험의 취약한 자본건전성과 JC파트너스의 매각 중단 가처분신청 등 사법리스크가 인수의 걸림돌이 된다고 본다.

가장 큰 걸림돌은 사법리스크다. 최대 주주인 JC파트너스가 부실금융기관 지정 소송 패소에 항소하겠다고 밝히면서 법정 공방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엔 MG손해보험의 공개 매각을 중단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신청도 냈다. 불안정한 건전성도 인수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6월 말 기준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 현황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의 K-ICS 비율은 79.6%로 전체 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보험사 중 유일하게 100%를 밑돌았고, 지난 3월 말 과 비교하면 3.0%p 하락했다. 경과조치를 적용했음에도 금융감독원의 기준인 150%를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경과조치 전에는 62.1%로 보험업법상 기준인 100%를 밑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본건전성은 매각이 이뤄지고 나면 크게 문제가 될 건 아니다”라며 “기업가치가 높지 않은데도 뚜렷한 원매자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매각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그럼에도 예금보험공사는 MG손해보험의 매각을 차질 없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공사의 역할은 부실금융기관 정리지원자금 회수 및 엄정한 부실책임추궁”이라며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을 차질 없이 정리하겠다”라고 밝혔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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