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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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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승부수는 'AI폰'…갤24 10% 늘려 3500만대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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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7월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Z5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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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차세대 플래그십(최상위기종)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의 출하량을 전작(갤럭시S23)보다 10% 이상 늘린 3500만 대로 잡았다. 삼성은 갤럭시S24 시리즈를 내년 1월 공개하는데, 처음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탑재한 ‘AI 갤럭시폰’을 내세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에 승부수를 던질 예정이다.

5일 정보기술(IT)·통신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갤럭시S24를 포함한 갤럭시폰의 내년 생산(출하량)을 총 2억5300만 대로 최근 확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에서 사업 전략이 확정된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올해와 비슷한 규모”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삼성과 애플의 내년 출하량 격차가 ‘사실상 비슷한 수준’까지 좁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내년 아이폰 출하량을 2억5000만대로 제시했다. 그간 삼성의 전체 출하량이 근소하게 애플을 앞서왔는데, 수백만 대까지 차이가 좁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칫하면 애플에 물량 우위마저 내줄 우려도 있다.

특히 갤럭시 시리즈의 75% 이상이 저가형 모델에 집중돼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삼성 스마트폰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증권가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의 평균판매단가(ASP)는 988달러(약 130만원·1분기)인 반면, 갤럭시는 약 295달러(40만원·3분기)로 3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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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삼성전자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내년을 ‘플래그십 대반격 원년(元年)’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애플에 빼앗긴 프리미엄 폰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의미다. 올 상반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기종 10개 중 삼성의 플래그십 제품은 갤S23 울트라(6위)가 유일했다. 이에 삼성은 대표 플래그십 모델인 갤S24 시리즈는 일반·플러스·울트라 등 3종류를 더해 출하량 목표를 3500만 대 수준으로 정했다. 연간 출하량 3000만 대를 밑돌았던 갤S21·갤S22 시리즈는 물론, 올해 초 선보인 갤S23 시리즈(약 3100만 대)를 웃도는 공격적인 목표치다.

이와 관련 대니얼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최근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내년 스마트폰 교체 주기엔 프리미엄 중심의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며 “연간 플래그십 출하량 두 자릿수 성장과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매출 증가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넥스트 폼팩터’로 밀고 있는 폴더블폰의 생산량은 ‘마(魔)의 1000만 대’를 넘기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도 “지난해 폴더블(갤Z4)을 발표하면서 1000만 대를 목표로 했는데 거의 근접하고 있어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한 바 있다.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Z6 시리즈의 생산량은 820만 대로 잡았다. ‘역대급’ 성과를 냈던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연 800만~100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는데, 이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향후 플래그십 스마트폰 3대 중 1대를 폴더블로 판매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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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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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삼성이 공세로 전환한 배경에는 ‘더는 밀릴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판매가격 800달러(약 108만원) 이상 고가 제품에서는 아이폰에, 중저가 제품 위주의 신흥국 시장에서는 비보·오포 등 중국 브랜드에 밀리고 있다.

당장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모바일 프로세서(AP)를 무기로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을 올해(4000만 대)보다 2배 이상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갤S24의 시장 공략 키워드는 AI다. 외부와 연결하지 않아도 기기 자체에서 AI가 구현되는 ‘온 디바이스 AI’를 신형 갤럭시에 적용해 ‘AI 허브’ 역할을 맡기겠다는 게 전략이다. 사진·메시지·음성 인식 등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에 ‘생성형 AI’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아이폰을 뛰어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과 연합해 오픈AI의 챗GPT나 구글 바드 등을 갤럭시에 구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가 아이폰에 주도권을 빼앗긴 가장 큰 이유가 운영체제(OS) 실패 탓이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AI 스마트폰을 성공시키면 애플에 빼앗겼던 스마트폰 주도권을 10년 만에 찾아올 기회’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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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전문가들은 삼성과 애플의 생산량 격차가 비슷해졌다는 건 ‘삼성의 위기’라는 방증이라며, 스마트폰 시장 판도를 바꿀 새로운 시각을 주문한다.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삼성의 ‘온 디바이스 AI’는 기본적으로 하드웨어 기기를 많이 팔려는 전략”이라며 “반면 애플은 구독 등 서비스 비즈니스 생태계 확대 전략을 쓰고 있다. 서비스 사업은 하드웨어를 늘릴수록 수익이 커져, 애플이 앞으로 폰 가격을 낮추거나 중저가 라인을 늘려 물량확대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드웨어 성능에서 차별화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새로운 서비스로 시장 구도 자체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삼성도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기기 확대뿐 아니라 서비스 비즈니스 전략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희권·고석현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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