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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여 혁신위 “친윤·지도부 등 불출마·수도권 험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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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당 위기…희생 결단” 요구

김기현·권성동·장제원·이철규 해당

김 대표 “당내서 검토” 즉답 피해


한겨레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관 선임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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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3일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친윤석열계 핵심 의원들에게 내년 4월 총선에서 불출마하거나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라고 요구했다. 당내에서는 “당 쇄신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지만, 당사자들의 반발이 거세 현실화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혁신위 전체회의를 마친 뒤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에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당이 위기이고 더 나아가 나라가 위기인데, 그걸 바로잡기 위해서는 희생의 틀 아래에서 결단이 요구된다”며 “과거에는 국민이 희생하고 정치하는 분이 이득을 봤는데, 이제는 모든 것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정치인이 결단해서 희생하는 새로운 길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인 위원장은 혁신안 발표 직후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정말 대통령을 사랑하면 험지에 나와서 (하고), 못 하겠으면 내려놓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구체적인 대상자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박성민 의원 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지도부’에는 김기현 대표와 최고위원들, 윤재옥 원내대표 등이 포함된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지도부에서 당의 회생을 바란다면 적절한 답변이 있을 걸로 기대와 예상을 하고 있다”며 “얼마 전 김기현 대표도 ‘적절한 시점에 답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한 부분을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혁신위는 해당 사안이 ‘의결’ 사안이 아니라 ‘권고’라고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은 “위원장이 말한 내용은 지도부와 중진 의원,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에게 ‘정치적 권고’를 하는 메시지”라며 “혁신위가 공식 의결을 한 건 아니지만,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위원장이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식 의결을 하지 못한 이유와 관련해 “해당 룰을 강제할 수 있을지, 가능할지, 가능하지 않을지 여러 견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는 기자들에게 “혁신위에서 여러 가지 논의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제안해 오면 당 논의기구에서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혁신위 발표에 한 초선 의원은 “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쇄신하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이용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나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이 (불출마를) 요구하면 수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친윤계 핵심 의원들은 “내용을 몰라서 답변할 사안이 아니다”라거나 “당에서 친윤이 아닌 의원이 있냐.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또 다른 친윤계 초선 의원은 “3선 이상 됐다고 ‘죽으러 가라’는 거냐”며 “수도권이 무슨 무덤이냐.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좋은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그동안 주변에서 들은 얘기를 하는 수준이다. 정치 아마추어 같은 발상”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혁신위는 이날 ‘희생’을 열쇳말로 △국회의원 정원 10% 감축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국회의원 구속 시 세비 전면 박탈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를 제시했다. 향후 당헌·당규에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를 명시하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국회의원 구속이나 본회의·상임위원회 불출석 때는 세비를 깎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중 의원 정수 축소와 불체포 특권 포기, 세비 반납 등은 앞서 김 대표가 제안했던 내용이다. 한 의원은 “참신하지도 않고, 의원 정수 등은 야당과 논의해야 하는 사항이라 실현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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