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대만 외교장관 “대만해협 뚫리면 우크라 전쟁보다 더 큰 피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장관)이 10월 31일 타이베이시에서 BBC '뉴스아워'의 누알라 맥거번과 인터뷰를 했다. 사진 대만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장관)이 중국의 군사적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민주국가들이 함께 뭉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 부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대만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 달 15~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ㆍ중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대만 안보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 부장은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국제무대에서 고립시키고 동맹국을 제거하려는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며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의 시기적절한 지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만은 첨단 반도체 칩의 세계적 생산 허브이자 전 세계 화물의 50%가 대만 해협을 통과한다”며 “이 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보다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지난 6월 3일 대만해협에서 중국 군함 루양 3호가 미국 구축함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만 해협은 중국 본토와 대만 간 최단 거리 131km의 좁은 해협으로 대만 국방부는 지난 1일 오전 6시부터 37대의 중국 항공기가 대만 해협을 넘어왔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대만 해협을 중국과 대만 간 경계로 더 이상 간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장유샤 중국 군사위원회 부주석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샹산포럼에서 “누가 어떤 형태로든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분리하려 하면 중국군은 결코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이 중국의 핵심 중의 핵심 이익이란 점을 부각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미 7함대 구축함 라파엘 페랄타함과 캐나다 해군 호위함 오타와함이 대만 해협을 통과하는 등 중국과 서방국 간의 군사적 대치는 이미 상시화된 상태다.

우 부장은 내년 초 대만 총통 선거를 중국이 방해하려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대만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NSB)에 따르면 중국은 이른바 ‘무연소전쟁’(無煙硝戰爭ㆍsmokeless war)을 벌이고 있다. 무력 침공 등 군사적 전면 공격 대신 군사적 위협과 사이버 공격, 경제ㆍ외교적 압박 등 복합적인 수단으로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는 것이다.

우 부장은 “중국이 대만 선거를 결정하게 해선 안 된다”며 “양안 문제만이 대만인의 마음 속에 있는 유일한 것이 아니다.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자질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총통 선거는 내년 1월 13일 대만 입법위원 선거와 함께 실시된다. 현재 여당인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인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후보와 제2야당 민중당 커윈저(柯文哲)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반중 노선의 민진당보다는 단일화를 통한 친중 후보의 당선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한편 중국 본토에 진출한 대만 기업인들이 항공권 공동 구매를 통해 내년 선거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자 대만 내에선 중국 당국이 대만 기업인들을 볼모로 대만 총통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