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與 인요한 “난 ‘윤핵관’이라는 말이 싫다… ‘용산 낙하산 공천’ 없다고 보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KBS 출연해 ‘낙하산 공천’ 가능성에 “상식 벗어난 얘기”

이준석 놓고는 “정치는 나보다 형님”…유승민에는 “그분의 정치 경험은 사막의 오아시스”

세계일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5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의 혁신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라는 단어를 자신은 싫어한다면서, ‘중진 험지 출마론’과 연결된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지역의 소위 ‘용산 낙하산 공천’ 가능성에도 “상식을 벗어난 이야기”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영남 3선 등이 지역구를 옮기면 거기 누가 가나, 대통령실 출신이나 검사 출신이 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던데’라는 앵커 말에 “우리가 그런 식으로 가면 선거 진다는 걸 내부에서 모두가 안다”며 이같이 선을 그었다. 이어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장한다”며 “우리의 생존과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당내 영남 중진의 험지 출마가 최근 끊임없이 거론되면서 이들이 떠난 지역구의 빈자리를 대통령실 참모들이나 검사들이 채울 거라는 게 ‘낙하산 공천’의 의미다. 이와 함께 언급되는 ‘검사 공천’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검사 수십명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공천을 거쳐 TK·PK·서울 강남 등 여당 ‘텃밭’으로 여겨지는 지역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같은 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한 가지 우려가 공천 때 검사 공천 혹은 대통령실 공천 말이 나온다”며, “혁신위에서 하나 다뤘으면 하는 게 대통령실과 검사 출신은 무조건 그러니까 전략공천 배제한다, 무조건 경선한다, 예외 없이 이런 발표를 했으면 좋겠다”던 하태경 의원의 우려와도 맞닿아 있다. 부산 해운대갑 3선인 하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안방인 해운대를 떠나 서울로의 출마 의사를 이미 밝혀둔 터다.

하 의원은 “이 정도만 하더라도 ‘검사 공천’ 프레임에 빠진다든지 아니면 ‘윤핵관’ 프레임에는 안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이 평소 ‘검사 공천’에 말도 안 된다고 대응은 해오고 있으나, 말만 그럴 게 아니라 확실히 구체적인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게 하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인 위원장은 KBS에서 “우리 혁신위원들을 보라”며 “(그것이) 당이 가야 할 축소판”이라는 말로 답변을 갈음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많고 청년 위주”라며 “당은 그렇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 의원의 우려를 불식하는 과정에서 인 위원장은 “나는 ‘윤핵관’이라는 용어 자체를 싫어한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우리가 핵 때문에 얼마나 시달리고 있는데 무슨 핵 이런 거 들어간 말 자체가 싫다”면서 “그런 용어보다는 좀 점잖게 ‘대통령하고 가까운 사람들’, ‘소통하는 사람들’ 풀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 도중 그는 “그분(윤핵관)들이 서울에 출마를 좀 하면 어떤가”라며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일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왼쪽)과 주호영 의원이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5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의 두 시간여 만남에서 ‘저를 많이 도와 달라’ 등 부탁을 유 전 의원에게 했다면서, 인 위원장은 “그분의 20년 넘는 정치 경험은 사막에서 생수(물)가 나오는 것과 같다”며 “(당의 통합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유승민 전 의원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라는 앵커의 질문에는 “도와주셔야 한다”며 “도와주실 것 같다, 따뜻한 분이다”라는 말로 국민의힘과 유 전 의원이 손잡게 될 거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혁신위의 ‘대사면’ 건의 직후부터 거세게 반발해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놓고 “당을 엄청 사랑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며 “새누리당 만들 때도 기여했고, (국민의힘은) 자기 당이자 자기의 업적”이라고 높게 평가한 대목도 주목됐다.

계속해서 “나이는 내가 형이지만 정치는 이준석 전 대표가 형님”이라면서 “기회를 준다면 제가 찾아가서 한 수 배우려고 한다”고 인 위원장은 의욕을 드러냈다. 이미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만나 마음을 풀겠다던 인 위원장 발언에 ‘빌드업이 잘못됐다’던 이 전 대표의 냉랭한 반응에도 자신이 의사인 점을 들어 “마음이 상한 게 확실하다”면서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 등의 징계 해제를 중심으로 한 ‘1호 안건’에 이어 곧 나올 ‘2호 안건’ 관련 앵커의 질문에 인 위원장은 “두 번째 혁신안은 ‘희생’”이라며 “큰 주제는 정치인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라고 방송에서 언급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