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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시위와 파업

2년 전 '직고용' 약속받은 건보공단 상담사들, 무기한 파업 나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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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상담사 1000명 무기한 파업
2021년 10월 '소속기간 전환' 합의 후
구체적 이행 계획 마련 없이 지지부진
공단 "노사 실무협의회 결정 따를 것"
한국일보

건강보험 상담사들이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총파업 선포를 하고 있다. 건강보험 고객센터 상담사들은 1일부터 건강보험 공공성 강화와 고객센터 소속기관 전환을 위해 무기한 파업에 나선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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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이 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나섰다. 현재 민간 위탁기관 소속인 자신들을 공단 소속기관을 통해 직접 고용하겠다는 2년 전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소속 상담사 1,000여 명은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 등을 요구하며 이날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건보 고객센터 직원 약 1,700명 중 절반 이상이 파업에 동참한 것이다. 쟁의대책위원회 대표자 11명은 무기한 집단 단식도 시작했다.

이들이 전면 파업에 나서는 것은 2021년 10월 공단 노사와 민간위원 등이 사무논의협의회를 구성해 합의한 직고용 조치를 조속히 이행하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정책을 추진하자, 노조는 공단에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2021년 2월부터 3차례 파업을 벌였다. 그 결과 그해 10월 공단이 직접 고용하는 대신 별도의 소속기관을 만들어 상담사를 고용하는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을 하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구체적 전환 채용 방법을 두고 지난해 7월부터 노·사·전문가 실무협의회에서 20여 차례 협의가 진행됐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단은 △5단계 절차 진행 △일부 관리직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시험 응시 등이 포함된 전환 채용 방안을 실무협의회에 제시했는데, 노조는 이를 두고 "과도한 기준"이라는 입장이다. 또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방침이 발표된 2019년 2월 이후 입사자 700명은 탈락자가 나올 수도 있는 '공개경쟁'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사측 방안에도 "고용 안정이라는 전환 채용 취지를 나 몰라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건보 고객센터 상담사는 가입자에게 건보 자격, 보험료, 보험급여 등 관련 정보를 안내하는 상시·지속 업무를 전담한다. 공단은 2006년 공공기관 최초로 고객센터 3곳을 두고 상담 업무를 위탁했고, 현재는 센터 12곳을 11개 민간업체가 맡고 있다. 노조는 이런 외주화가 여러 문제를 초래한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콜 수', 즉 응대 건수와 응대율을 두고 업체 간 실적 경쟁이 벌어져 상담사가 건보 가입자인 국민들에게 충실한 설명을 하기 어렵고 노동 환경도 열악해진다는 것이다.

파업 참가자들은 이날 "민간위탁 업체는 정원 대비 실적 산정을 이유로 연반차·육아기 단축 근무 등의 사용을 제한하려고 한다. 힘없는 노동자는 아파도 쉴 수 없고 가족도 돌볼 수 없다"며 "하루라도 빨리 이러한 횡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고객센터를 '(공단) 소속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단 관계자는 "정부 가이드라인(민간위탁 정책추진방향)을 준수하며 실무협의회 결정을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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