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사례 이강환·배찬병 모두 민간 출신
관료 선호 속 낙하산 인사 가능성 대두
자료 = 한국금융 DB |
생명보험협회장에 관료 출신이 다시 회장이 될지, 정치권 출신이 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생명보험협회장은 민간, 관료출신이 번갈아가며 회장을 맡아왔지만 올해 정부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점쳐져 정치권에서 다시 올 가능성도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12월 8일 임기가 만료된다.
생명보험협회장은 그동안 민간, 관료가 번갈아가면서 맡아왔다가 정희수 회장은 1981년 제25대 장승태 회장 이후 약 20년 만에 정치인 출신 회장이다.
통상적으로 협회장은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당국과 규제, 제도 개선 논의를 할 때 관료 출신이 소통이 원활하다는 이야기가 나와서다. 민간 출신은 금융당국과의 소통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 출신 회장은 관료 출신 회장보다 무게감이 떨어지고 금융당국 관계자를 만날 때 만나는 직급이 낮은게 사실"이라며 "관료 출신은 선배인 경우가 많다보니 대부분 예우를 한다"라고 말했다.
생명보험협회는 역대 회장을 살펴보면 성과를 인정 받아 연임했던 회장이 모두 민간 출신이었다. 제28대 이강환 회장, 제29대 배찬병 회장은 모두 민간 출신이다.
이강환 전 회장은 1993년부터 1999년까지 6년간 협회를 이끌었다. 광주 출신으로 교보생명 사원부터 입사해 교보생명 사장,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대한생명 위기 당시 구원투수로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이강환 전 회장은 당시 종업원 퇴직보험과 세제적격 개인연금제도 도입 등을 추진했다.보험업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4년 한국보험학회 보험문화상, 1996년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14년에는 대산보험대상 공로상을 수상했다.
배찬병 전 회장은 한국상업은행 전무, 한국상업은행장을 역임한 은행권 출신이다. 은행권 출신이지만 회장 시절 감독분담금, 예보료 감축 등을 이끌어냈다. 2002년 임기만료 시점에 단일 후보로 전체 19표 중 18표를 얻어 연임에 성공했다. 연임 이후에는 상품 비교 공시, 금융기관보험대리점 모집수수료율 공시 등을 도입했다.
배타적사용권 제도를 도입한 것도 배찬병 전 회장이다. 배 전 회장은 장기간병보험 도입지원, 퇴직보험 운용관련사항 개정 지원, 종합자산관리사 제도 운영, 생보사 겸영·부수업무 확대 지원 등을 업계 사업 다각화를 적극 지원했다.
배 찬병 회장 이후 2005~2014년까지는 관료 출신이 회장을 맡아왔다.
제30대 남궁훈 회장은 제10회 행정고시 합격한 뒤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남궁훈 전 회장은 생명보험사 숙원 사업인 생명보험사 상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31대 이우철 회장은 제18회 행정고시를 합격했으며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금감원 부원장 등을 지냈다.
이 전 회장 재직 당시에는 농협공제 보험업 진출이 생보업계 화두였다. 생보업계에서는 농협공제 보험업 진출이 특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전 회장은 당시 농협공제 보험업 진출 대응, 예금보험기금 내 공동계정 개설 등 현안에 대응했다.
제32대 김규복 회장은 제15회 행정고시 합격 후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 국장,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회장 당시에는 교보생명 온라인 생명보험사 출범(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보험 민원 감축 등이 현안이었다.
김 전 회장은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 가이드라인 마련, 연금저축 및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등에 기여했다.
2014년 세월호로 낙하산, 관피아에 부정적 인식이 퍼지면서 2014~2020년까지는 민간 출신인 이수창 전 삼성생명 대표, 신용길 전 KB생명 대표가 협회장을 맡았다.
제33대 이수창 회장, 제34대 신용길 회장은 모두 IFRS17 안정적 도입 등이 현안 과제였다.
이수창 전 회장은 삼성화재 대표, 삼성생명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 전 회장은 당시 정부 연금보험 비과세 축소와 관련 반대 목소리를 냈다. 민간 출신이지만 보험산업의 규제완화, 고령화 대비 제도개선, 보험사기방지 등 현안 해결을 위한 대외 정책 활동을 강화했다.
주요 학회장과 생명보험사 CEO, 보험연구원 등이 모인 ‘생명보험산업 발전 자문회의’를 개최하며 회원사, 관료 소통에서 강점을 보였다.
신용길 전 회장은 교보자동차보험 대표, 교보생명 부사장, KB생명 대표이사를 지냈다.
신 전 회장은 보험업계에 대형사, 소형사를 모두 거친 보험통이다. 보험전문가인 만큼 회원사와의 소통에서 강점을 보였다. 신 전 회장은 IFRS17, K-ICS도입 선제적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관료 출신이 올 가능성이 높지만 낙하산 인사도 배제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최근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된건 정치권 출신인 정희수 회장이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출신 회장에 대해서는 생명보험협회는 정치권과 소통하기보다는 관료와 소통할 일이 많아 관료 출신이 유리하다는 의견과 정치권 출신이 오게 되면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으로 갈린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연수원은 보험회사 임원급 정도와 소통했는데 정희수 회장이 보험연수원장으로 온 뒤에 보험업계 CEO와 만남을 추진하면서 급이 올라갔다"라며 "정치인 출신이 기관 위상 제고에는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협회는 업계 현안 관련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소통할 일이 많다"라며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은 크지 않아 정치인 출신이 필요하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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