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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굿바이 ‘챈들러’…프렌즈 배우들 “우리는 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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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30일(현지시각) 미국 시트콤 ‘프렌즈’의 극중 아파트로 나온 뉴욕의 건물 앞에 팬들이 배우 매슈 페리를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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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슈와 우리는 단순한 동료 출연진 그 이상이었어요. 우리는 가족입니다.”

1990년대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미국 시트콤 ‘프렌즈’에서 챈들러 빙 역할을 맡았던 배우 매슈 페리(54)가 28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프렌즈 주연 배우들이 공동 성명을 내고 애도했다.

30일 시엔엔(CNN)은 프렌즈에 페리와 함께 출연했던 코트니 콕스(모니카), 맷 르블랑(조이), 데이비드 슈위머(로스), 제니퍼 애니스턴(레이첼), 리사 쿠드로(피비)가 이날 공동 성명을 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우리 모두는 매슈를 잃고 너무나 큰 충격에 빠져있다”며 “우리는 단순한 동료 출연진 그 이상이었으며, 우리는 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할 말이 많지만, 지금은 이 헤아릴 수 없는 상실을 감당하며 애도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며 “차후에 더 많은 말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우리의 생각과 사랑은 ‘매티’(매슈 페리의 애칭)’의 가족, 친구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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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트콤 ‘프렌즈’에서 챈들러 빙 역할을 맡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던 배우 매슈 페리. ‘프렌즈’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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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9월 54회 에미상 시상식에 참석한 드라마 ‘프렌즈’ 출연자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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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에서 페리와 함께 연기한 조연 배우들도 생전 페리를 추억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프렌즈 시즌 초·중반 챈들러의 여자친구 ‘재니스’ 역할을 맡았던 배우 매기 휠러는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세계가 페리를 그리워할 것”이라며 “그가 짧은 인생을 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가져다준 기쁨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며, 나는 우리가 나눈 모든 창의적인 순간들에 대해 정말 축복받았다고 느낀다”고 썼다.

극중에서 챈들러의 성전환한 아버지 역할을 맡았던 배우 캐슬린 터너도 미국 잡지 ‘피플’에 “페리의 죽음을 알고 난 뒤 너무 슬펐다”며 “그는 유머 감각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따뜻한 마음씨도 가졌었다. 특히 그는 배우로서 내게 매우 중요한 사람이었다”고 돌이켰다.

전 세계 팬들도 충격 속에 페리를 애도하고 있다. 영국 비비시(BBC)는 극중 아파트로 나온 미국 뉴욕의 한 건물 밖에 팬들이 모여 헌화하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도 29일 뉴욕에 있는 ‘프렌즈 전시관’을 찾은 이들의 사연을 전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온 초등학교 교장 마니 스틴은 매일 밤마다 자장가처럼 ‘프렌즈’를 티브이에 틀어놓고 자고, 학교의 교사 휴게실도 ‘센트럴 퍼크’(극중에서 주인공들이 자주 어울리던 커피숍)처럼 꾸밀 정도로 ‘열혈 팬’이다. 뉴욕을 찾았다가 페리의 사망 소식을 접한 그는 “페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약물 중독 등으로) 고통받았다”며 “이제 그가 안식에 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틴과 함께 여행을 온 에이미 테일러 역시 “나는 그의 캐릭터인 ‘챈들러’가 사람들에게 많은 위안을 준다는 사실을 페리가 알았으면 좋겠다”며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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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트콤 ‘프렌즈’ 출연진.


1969년생인 페리는 10대부터 티브이(TV)드라마 아역 배우로 연기를 시작했다. 그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작품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방영된 미국 엔비시(NBC) 시트콤 ‘프렌즈’다. 극 중 챈들러 빙 역할을 맡은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흥행한 시트콤’으로 불리는 프렌즈의 인기와 함께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선 특히 미국 생활영어를 배우기 위해 프렌즈를 시청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알엠(RM)도 프렌즈를 보며 영어 공부를 했다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국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프렌즈와 얽힌 추억담을 공유하며 페리의 사망을 추모하는 글이 올라왔다. 프렌즈는 종영 이후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서비스되면서 시청자층이 2030까지 넓게 퍼지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프렌즈의 인기와는 별개로, 페리는 약물 중독과 싸우며 힘든 시간을 보냈고 2022년 11월, ‘친구, 연인, 그리고 크고 끔찍한 것: 회고록’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해 인생의 절반을 약물 치료센터나 알코올 재활 시설에서 보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 소방국은 “페리는 (자택) 자쿠지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었다”고 30일 시엔엔에 밝혔다.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시관실 관계자는 “페리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고 체내 독성 물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29일 시엔엔에 말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여러 주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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