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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우주 셔틀 만드는 조선소로” 한화의 ‘K-조선’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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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가다

미래기술 접목 연결·자동·지능화

490만㎡의 거대한 ‘스마트 야드’

드론·용접로봇 작업 선주들 ‘호평’

헤럴드경제

정인섭(왼쪽)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장(사장)과 27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1도크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석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는 모습 [한화오션 제공]


“조선업은 우리나라 수출산업으로서 중요하고, 고용창출로도 굉장히 중요한 산업입니다. 조선소가 언젠가는 우주로 향하는 초대형 스페이스 셔틀을 만드는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27일 만난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장(사장)의 말에는 ‘K-조선’에 대한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이날 기자가 찾은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요새처럼 느껴졌다. 거제사업장 총면적만 490만㎡로, 여의도 면적(290만㎡)의 1.67배 달한다. 협력사 직원을 포함 현재 약 2만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은 1973년 옥포조선소로 출범한 이후 대한민국 조선업 성장의 요람 역할을 해왔다. 5월 한화그룹 일원으로 편입된 이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미래 친환경 선박을 만드는 ‘스마트 야드’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스마트 야드의 3가지 열쇠는 연결화·자동화·지능화다. 이날 방문한 디지털 생산센터는 스마트 야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2021년 업계 최초로 설립됐으며, 공항의 관제탑처럼 거제사업장 곳곳을 디지털화한 정보로 한 눈에 파악하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신속히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내 조선사 중 처음으로 드론을 적용해 현장 모니터링 정보를 수집하는 부분도 관심을 모았다. 권순도 한화오션 스마트야드연구팀장은 “(거제사업장은) 공장보다는 하나의 도시에 가깝다”면서 “전통적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자동화 생산방식과 데이터로 일하는 스마트한 조선소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접로봇은 자동화의 핵심축으로 분류된다. 용접은 선박 건조의 기본이자 핵심이며, 통상 선박 1척 당 2000개에서 1만개의 용접이 필요하다. 한화오션이 이날 선보인 탑재론지 용접로봇은 사람이 직접 용접 작업을 하기 어려운 밀폐된 공간에서도 스스로 철판을 이어 붙였다. 숙련도가 낮은 작업자도 쉽게 로봇을 조작할 수 있다. 한화오션 측이 직접 개발해 공정에 활용하고 있는 로봇은 총 80여개에 달한다.

한화오션 친환경 선박 기술력의 근간인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와 슬로싱 연구센터도 거제사업장에 위치해 있다. 두 곳 모두 한화오션이 업계 최초로 설립해 운영 중이다.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는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해 암모니아, 액체이산화탄소 등 친환경 에너지의 화학적 움직임을 연구한다. 2015년 전세계 조선소 중 최초로 만들어진 극저온 연구시설은 LNG를 사용해 실제 운항과 동일한 ‘극저온 시스템’으로 실험을 진행한다.

다음으로 찾은 슬로싱 연구센터는 화물창 내부의 안전성을 연구한다. 슬로싱은 용기의 움직임에 따라 내부에 있는 액체가 출렁이는 현상을 말하며, 연구센터는 화물창 파손을 예방해 선박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최적의 연료 운송량을 찾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외부 현장에서는 단연 제1도크가 눈에 들어왔다. 1도크 규모는 약 7만㎡(축구장 8개 크기)로 단일 도크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건조시설이다. 이곳에 고부가가치 선박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LNG 운반선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었다. 거제사업장 역사에서도 전례가 없던 일로, 4척의 가격을 합하면 1조원이 훌쩍 넘는다.

한화오션은 최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활용 계획에서 친환경 스마트십 개발 및 스마트 야드 구축에만 9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오션에 선박을 발주한 선주사의 한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고객의 입장에서 안전한 항해와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는 최신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제=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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