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소재 남현희 펜싱 아카데미에서 성폭력 사건 불거져
지난 7월 남현희, 전청조 함께 학부모 간담회 진행
남씨 “(지난해 12월) 피해학생과 대화했지만, 들은 얘기고 정보가 없다”
가해자 A 코치가 사망하면서 경찰 수사 종결
이달 18일 채널A 관련 사건 보도, 23일 남씨와 전씨는 재혼 발표했다 파경 맞아
남현희 운영 펜싱아카데미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와 있는 남씨(왼쪽)와 전청조씨(노란색 원)의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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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씨가 15세 연하 전청조(27)씨와 재혼을 발표한 지 사흘 만에 파경을 맞은 가운데, 올해 7월 남씨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 중인 펜싱아카데미에서 성폭력 사건이 불거졌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펜싱 강사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고, 남씨는 지난해 이미 성폭행 의혹을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남에 있는 ‘남현희 펜싱 아카데미’에서 20대 A 코치가 여중생 1명을 수개월간 성폭행하고, 여고생 1명을 6개월 넘게 강제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의혹은 지난 5월 피해자인 B양이 학교 코치에게 털어놓으며 공론화되기 시작했고, 이후 또 다른 피해자인 C양도 모친에 피해 사실을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남씨와 해당 학원에서 ‘공동대표’로 불린 전씨는 지난 7월4일 학부모 7명 등과 모여 A 코치의 성폭력 의혹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고, 이를 JTBC가 입수해 이날 공개했다.
JTBC 보도화면(10월26일)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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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파일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남씨는 “○○이(강제추행 피해 학생)와도 제가 단둘이 한두 번 정도 얘기를 나눴다. 무슨 일 있었어? ○○이가 선생님(A 코치)이 만졌고 뭐했고. 근데 저는 이게 ○○이한테 들은 얘기고. 뭐가 정보가 없지 않느냐”라고 말한다.
이에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남현희씨와 피해 학생의 면담이 경찰 신고 6개월 여 전인 지난해 12월”이라며 답답해 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8조의4 2항에 따르면 체육지도자와 선수, 그밖에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사람은 성폭력 피해 의심이 있을 경우 스포츠 윤리센터나 수사기관에 즉시 알려야 한다. 하지만 남씨는 해당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경찰 신고가 이뤄질 때까지 피해는 지속됐다.
해당 영상에서 남씨와 전씨가 학부모 7명 앞에서 피해 학생의 실명을 거론해 2차 가해 의혹도 일고 있다.
전씨는 이 자리에서 “(A 코치가) ○○이랑 뽀뽀하고 안은 건 사실이다. 그리고 사실 한 가지 더 있다”라고 언급해, 피해 학생이 누군지 모르는 다른 학부모들에게까지 실명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해당 간담회 이후 A 코치는 극단적 선택을 했고, 경찰은 피해자들의 신고를 접수했지만 피의자가 사망함에 따라 수사를 종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A(10월18일) 보도화면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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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씨 학원에서 벌어진 이 비극적 사건은 이달 18일 채널A가 보도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당시 <‘원생 성폭행 의혹’ 펜싱학원 코치 극단 선택>이란 제목으로 보도됐지만, 남현희 펜싱 아카데미란 이름은 빠졌다.
채널A 보도가 나온 후 닷새 후인 23일 남씨와 전씨는 결혼을 발표했다.
당시 이 소식을 처음 전한 여성조선은 전씨에 대해 “미국에서 나고 자란 ‘재벌 3세’이자 과거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임원이었으며 현재는 국내외를 오가며 예체능 교육 사업과 IT 사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해당 보도가 나오자마자 전씨가 미국이 아닌 강화도 출신이며 ‘○○여중 출신의 여성’이라는 충격적인 제보가 쏟아졌고, 심지어 그가 과거 사기 혐의로 징역 2년3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하는 등 다수의 전과가 있다는 보도까지 나와 파장이 일었다.
결국 남씨는 25일 전씨에게 결별 통보를 했고, 26일 새벽 전씨는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남씨의 모친 집 앞에서 스토킹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에 이른다.
남씨는 이날 여성조선과 다시 인터뷰해 “전청조에게 완전히 속았다”라는 발언을 했다. 다만 그는 전씨가 과거 여자였다는 사실을 결혼 발표 전 이미 알고 있었고, 그가 성전환수술을 받아 현재는 남자라고 주장했다.
또한 전씨가 뒷자리 1과 2로 시작하는 주민등록증을 2개 가지고 있으며, 그가 건넨 여러 개의 임신테스트기를 통해 자신이 임신한 걸로 착각하고 있었다고도 털어놨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전씨의 신분과 과거 행적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사기 혐의에 대한 고소·고발도 이어지고 있다.
전씨와 같은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튜버 로알남은 전씨가 지난 6월 초 자신에게 접근해 왔고, 그가 자신의 강의에서 한 수강생을 만나 약 8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해 충격을 안겼다.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지난 25일 강서경찰서에 전씨를 사기 및 사기 미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6일 전씨에 대한 사기 혐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나섰다. 고소인은 지난 8월 말 전씨에게 앱 개발 투자 명목으로 2000만원을 건넸는데 돌려주지 않는다고 고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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