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8월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98명 줄었다. 8월 기준으로 가장 적다. 출생아 수 감소율은 12.8%에 달했는데 이는 2008년을 제외하면 같은 달 기준 가장 큰 감소 폭이다. 2008년은 황금돼지띠(2007년) 선호 현상으로 전년도 출생아 수가 급등한 기저효과의 영향이었다. 올해는 이어지는 저출산 기조 속에서 나타난 급감이다. 다른 달과 비교해도 2020년 11월(-15.5%)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올해 1~8월 총 출생아는 15만8492명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 17만 명이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1만 명 이상 줄었다. 통상 연말 출산이 적은 점까지 고려하면 올해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하게 된다.
2021~2022년 출산율 감소는 코로나19 영향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지만, 일상 회복 1년이 넘은 올해도 출산율 반등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구조적으로 저출산이 뿌리내렸다는 암울한 분석이 나온다. 최슬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상상할 수 없는 수치가 나오고 있어서 저점에 다가가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끝이 아니었다. 올해는 출산율이 0.7명에 가깝게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8월 혼인 건수는 1만4610건으로 1년 전보다 1108건(7%) 줄었다. 5월부터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저출산 추이를 반영한 총인구 추계’ 보고서를 통해 합계출산율이 반등하지 않을 경우 유소년(0~14세) 인구가 2020년 632만 명에서 2040년 318만 명으로 반 토막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산율 하락이 장기화하면서 2017년 4만238개였던 어린이집이 지난해 3만923곳으로 줄어드는 등 축소 경제는 진행형이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1만2164개교 중 올해 입학생이 10명 이하인 학교는 2138개교(17.6%)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저출산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30년 이후 0.8%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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