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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 1주기, 밝혀진 것과 밝혀지지 않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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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개최된 진상규명과제 보고회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닦고 있다.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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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23일 이태원 참사 1주기(29일)를 앞두고 진상조사발표회를 열고 향후 진상규명을 위한 추가조사과제 31개 항목을 정리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민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발표회를 열고 추가 진상조사 필요성을 주장했다. 추가 조사 대상으로는 대통령실·행정안전부·서울시청·경찰청 등이 포함됐다.

민변은 보고서에서 “기존 조사에서는 필요한 사실관계가 극히 일부만 확인됐고, 아직도 다수의 사항은 확인조차 되지 않았다”며 “각각 기관과 책임자·담당자들이 행했던 위법을 포함해 다수 개별적 활동 문제를 파악·판단하기 위해서는 특수본·검찰 조사가 갖는 법 위반 관점의 한계를 넘어서는 포괄적 시각과 명확한 문제의식, 일관된 관점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고서는 기존 인파사고 대비체계 및 전년도까지의 핼러윈 축제 대비체계, 10·29 핼러윈축제 인파사고 위험 예측·사전 인지 및 대비, 참사 당일 현장 위험이 무시·간과된 과정과 이유 등을 추가조사 과제로 들었다.

기관·주체별 추가 조사 항목도 제시했다. 경찰에 대해서는 참사 전후 서울경찰청장의 대응 문제점과 용산경찰서장의 늑장대응·정보보고서 은폐 의혹을 포함해 총 10개의 추가조사과제가 제시됐다. 소방은 재난안전통신망 먹통과 참사 당시 응급의료체계 작동 여부 등 7가지 사항이 열거됐다. 재난대응체계의 총괄부처인 행정안전부의 참사 전·후 대응, 서울시와 용산구청이 인파 운집에 따른 참사 징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이유도 조사 과제에 포함됐다.

경향신문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엿새 앞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제 보고회에서 최희천 아시아안전교육진흥원 연구소장이 주요 진상규명과제 총론을 발표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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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은 참사 직후 유가족에 대한 정보제공 지연, 유가족 신원확인 및 시신인도 과정에서의 문제점, 피해자 명예훼손 및 혐오 표현으로 인한 2차 가해 등 피해자 지원에 대한 추가조사도 필요하다고 했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건 근대국가 이래 국가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의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그 의무를 내팽개쳤다”면서 “이 의무에는 참사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밝혀내 재발을 방지하는 것도 포함된다. 우리는 살아남은 자로써 진실의 작은 조각들을 끝까지 찾아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복남 민변 이태원참사대응TF 단장은 “진상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참사 1주기를 맞이한다는 것에 참담한 마음”이라며 “진상조사는 법적 책임뿐 아니라 향후 정책적 방향까지 분석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은 “1년이 지났지만 우리의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결정권도 없는 실무자에게만 책임을 지우고 실질적 책임자는 아무런 반성도 없이 뻔뻔하게 면피성 발언을 해오고 있다”며 “아이들이 한순간에 연기처럼 사라져버린 억울함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겠나. 우리에게 남은 건 특별법뿐”이라고 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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