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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민주당과 ‘싸움’ 자제? ‘젠틀 與 대변인’에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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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동료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김기현 2기 지도부'의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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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2기 지도부’의 유일한 수석 대변인인 박정하(초선·강원 원주) 대변인의 ‘젠틀한 스타일’이 19일 여권 안팎에서 회자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임명 후 첫 일성으로 민생 중시를 강조하며 민주당과의 정치 공방을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호평도 나왔지만 지지층 일부에서는 “총선을 앞둔 여당 대변인으로서 전투력이 떨어진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김기현 대표가 2기 지도부 인선을 발표하며 박 수석대변인을 임명한 뒤 박 대변인은 “이런 상황이 온 게 야속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론 가혹하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마냥 거부할 수만은 없었다”며 “못내 증발되더라도 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조금의 보탬이라도 된다면 십자가 한 켠을 나눠 매는 심정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대변인직 수락 일성을 밝혔다.

박 대변인은 임명 20여분 뒤 기자들과 만나 “여야의 정치적 공방 같은 것은 언어를 순화하고 정제해서 논평 횟수도 줄여 나갈 생각”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실제 그전까지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당 대변인, 원내대변인, 상근부대변인 등의 명의로 하루 십수개씩 쏟아졌던 대(對)민주당 공세용 ‘독한’ 논평이 거의 사라졌다. 국민의힘의 대외 공식 논평 자체가 16일 1개, 17일 3개, 18일 4개로 급감했다. 대변인실 직원들도 놀랄 정도다. 다른 대변인들도 박 대변인의 기조에 맞춰 논평의 톤을 조절하고 내용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임명 다음 날인 17일 “‘민생 앞으로’ 반드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첫 논평을 낸 뒤 18일 이스라엘 민간인을 기습 공격한 가자지구 하마스의 비인도적 범죄 행위를 규탄하는 두번째 논평을 냈다. 19일에는 “더 이상의 사법 공백 사태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이종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민주당의 임명 동의 협조를 요청하는 논평을 냈다. 하루 한 개 꼴이다.

박 대변인은 19일 출입기자들에게 부탁도 했다. 그는 “단순 일정 확인,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사안 등은 분산해서 소통해 주십사 부탁드린다”며 “오늘 새벽 6시 25분경, 미처 저장하지 못한 번호로 최고위 일정이 왜 오후로 잡혔는지를 문의하는 출입기자의 전화가 있었다. 일정은 이미 어제 오후에 공지됐고, 연유도 확인됐을 것으로 판단된다. 전화기는 늘 열려있고,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편입니다만, 이런 내용의 문의를, 이런 시간에 하는 것은 서로 절제하자고 정중히 제안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반응은 상반된다. 당 관계자는 “그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눈살 찌푸려지는 독한 정치 공방을 대변인들이 앞서 이끌어간 면도 있었다”며 “현재 당 내부 상황도 민주당을 비난하기보다는 자아 성찰이 필요한 부분도 있는 만큼 집권 여당으로서 공식 논평을 정제해 극단 정치의 폐해를 순화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했다.

반면 지지층에서는 반발도 나온다. 일부 지지자들은 박 대변인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누가 보면 우리가 17% 차이로 선거를 이긴 줄 알겠다” “총선 앞두고 지금이 합리적인 척 ‘웰빙’할 때냐”는 취지의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1994년 박찬종 국회의원 보좌역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박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춘추관장, 청와대 홍보수석실 대변인을 지내고 바른정당 수석대변인, 지난해 국민의힘 ‘주호영·정진석 비대위’의 수석대변인도 맡았었다. 박 대변인은 평소 소신대로 여야의 정쟁 소지가 있는 논평은 앞으로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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