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3高에 실적까지 '취약' 겹친 韓 증시…외인 잡을 '방패' 없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외국인, 코스피 15거래일 연속 순매도

'3高' 악재 속 韓 증시 1개월 낙폭 부각

외인 이탈에 테마장세 등 수급 변동 영향

PBR 1배 미만 수두룩…배당 더 확대해야

MSCI 선진국 편입·장기 투자 혜택도 필요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3년여 만에 최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의 순매도에 한국 증시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주요국이 하락할 때는 급락세를 보이고, 주요국이 급등할 때도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다.

고금리와 고유가, 고환율 등 ‘3고(高)’에 압박을 받은 한국 증시가 이를 지탱해줄 반도체와 배터리 등 대형 주도주의 부진까지 겹치며 취약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외인, 15거래일째 ‘팔자’…증시·수급 변동성 극심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9월18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코스피를 15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한 지난 2020년 3월5일부터 외국인이 30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도한 이후 최장 기간이다. 외국인의 ‘팔자’ 속에 코스피는 지난 5월 이후 5개월 만에 25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이에 코스피는 지난 8월(-2.90%), 9월(-3.57%)에 이어 10월(-0.36%)까지 석 달째 ‘마이너스’(-)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와 중국의 경기 부진, 여기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등 대외 경제가 악화했다고 하기에 코스피의 낙폭이 유달리 크다.

최근 1개월 새 코스피는 -3.17% 하락했는데, 이 기간 미국 다우지수(-2.62%)와 아시아권 일본 니케이225(-1.19%), 중국 상하이종합(-1.12%), 홍콩 항셍(-1.09%) 등을 모두 하회한다.

증권가에서는 현재의 한국 증시 상황이 외국인이 떠날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금리에 따른 달러 강세는 외국인 매도세의 주요한 원인이다. 원화가 약세를 나타낸다는 것은 달러로 환산한 수익률이 하락한다는 뜻이어서다.

이와 함께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와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도 외국인의 투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퀀트와이즈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9조3691억원 수준을 최근 한 달간 2.2% 하향 조정됐고 코스닥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2조 4460억원으로 같은 기간 5.3% 내려왔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금리 장기화(긴축 기조) 우려에 따른 위험선호 심리 위축과 중동지역 불확실성 증폭이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배경”이라며 “국내 기업의 실적이 강하지 못한 점도 외국인 복귀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인 이탈에 수급 불균형 우려…“저평가 해소 시급”

이처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이 지속할 경우 수급 불균형에 따른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수급이 개인 등 한쪽으로 쏠리며 테마주 장세가 지속하며 불안정한 장세가 지속할 수 있어서다. 증시 체력이 약해지며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도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면, 지수 변동성이 완화될 수 있다”며 “국내에서 외국인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개인 수급 쏠림에 따른 테마주 장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 수립과 실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업의 자체적인 배당 확대 노력이나 자사주 매입 등으로는 외국인의 매도세를 멈추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는 도쿄증권거래소가 PBR 1배 이하 기업에 대해 개선을 요청한 것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내 증시에서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섹터가 절반을 넘어선다. PBR 1배 미만은 현재 회사의 시가총액이 순자산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강제성 없이도 기업들 자체적으로 저성장 이후 앞으로 주가 밸류에이션 높이기 위해서 자사주 매입과 고배당 정책을 발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강화를 강조하면서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의 노력에도 지난 6월 한국은 MSCI 워치리스트 등재에 실패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증시 환경을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며 “낮은 주주환원율 개선, 중복(더블카운팅 이슈)와 분할 상장 제한이 필요하다.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장기 투자자에 대한 세제혜택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