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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라이크’에서 장르 갈아타기 바쁜 게임사들[사이다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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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세븐나이츠 키우기' 구글 매출 2위…엔씨도 퍼즐게임 도전

서브컬처·캐주얼 장르 모바일 게임 대세로

MMORPG 한계·소송 리스크 커지자 새 장르 개척 적극

뉴시스

넷마블 '세븐나이츠 키우기' 이미지(사진=넷마블)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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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는 국내 모바일 게임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입니다. 특히 신작이 출시되면 구글 매출 10위권 내에 안착하는지가 흥행을 판가름하기도 합니다.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5위권은 소위 리니지 라이크로 불리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차지하는 광경을 오랫동안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최근 이런 모바일 게임 시장 판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대형 게임사 넷마블이 개발한 방치형 게임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부동의 구글 매출 1위 엔씨소프트 ‘리니지M’에 이은 2위를 장기간 차지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6일 출시된지 5일 만에 구글 매출 2위로 올라섰고 이후 소폭의 등락이 있었지만 현재도 2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넷마블 대표 IP(지식재산권)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로 ‘저사양’, ‘저용량’, ‘쉬운 게임성’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입니다. 게임 플레이에 장시간을 투입하지 않고 개입을 하지 않아도 재화를 획득할 수 있어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 게임의 흥행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광고 제거 월정액, 광고 시청 등 가벼운 수익모델을 갖췄음에도 구글 1위 '리니지M', 3위 위메이드 ‘나이트크로우’, 5위 카카오게임즈 ‘오딘’ 등 수익모델(BM) 강도가 높은 MMOPRG의 매출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이용자들의 중소과금을 통해 기대 이상의 매출을 기록 중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방치형 게임의 경우 개발비용과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게 투입되기 때문에 과거에는 중소형 게임사 위주로 개발됐던 장르입니다. 넷마블이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흥행시키면서 엠게임, 컴투스홀딩스, 넵튠 자회사 코드독 등 중,대형 게임사들도 방치형 신작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넷마블은 그동안 모바일 MMORPG 장르의 신작을 다수 출시했지만 흥행 성과가 저조했습니다. 그리고 장기간 신작 부재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죠. 이에 전략을 바꿔 올 하반기부터는 가볍고 대중성이 있는 장르의 신작들을 내세우며 실적 반등에 나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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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신작 '퍼즈업' 국내 양대 앱마켓 인기 1위(사진=엔씨소프트)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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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르 탈피 시도는 넷마블 뿐만이 아닙니다. 리니지 시리즈를 개발한 MMORPG 대표 개발사 엔씨소프트도 요즘 장르 다변화에 한창입니다. 지난달 26일 캐주얼 퍼즐게임 ‘퍼즈업 아미토이’를 출시했는데요.

이 게임은 기존 3매치 퍼즐에 ‘방향키’라는 로직을 추가하고 ‘클랜’ 등으로 참신한 콘텐츠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무과금으로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난이도가 낮아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엔씨 게임 맞아?'라는 말이 정도인데요. 지난 9일에는 국내 양대 앱마켓 인기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켰습니다.

엔씨소프트는 퍼즈업을 통해 리니지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상반기 난투형 대전액션 '배틀 크러쉬'와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 '블레이드 & 소울 S'를 하반기에는 실시간 전략게임(RTS) '프로젝트G'를 출시하며 MMORPG가 아닌 다양한 장르로 다각화할 계획입니다.

게임업계 맏형 넥슨은 한 발 앞서 MMORPG 탈피에 나섰던 게임사입니다. 특히 모바일을 넘어 PC-콘솔 플랫폼의 다양한 장르 신작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정식 출시된 데이브 더 다이버가 대표적입니다. 이 게임은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게임으로, 해저를 탐험하고, 초밥집을 운영하는 새로운 재미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데이브 더 다이브는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 넥슨 사상 최초의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최대 게임 리뷰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는 90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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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MINTROCKET)의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신작 ‘데이브 더 다이버(DAVE THE DIVER, 이하 데이브)’(사진=넥슨)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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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넥슨이 지난달 19일 공개 테스트를 시작한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는 스팀 최다 동시 접속자 7만7000여명, 최고 인기 순위 8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루트슈터는 국내에서 다소 낯선 장르이지만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에서 인기있는 장르입니다.

중견게임사들 역시 MMORPG에서 눈을 돌려 서브컬처 게임, 캐주얼 게임 등으로 장르 다각화에 적극적입니다. 컴투스는 올해 피처폰 시절 인기게임 ‘미니게임천국’을 비롯해 MLB 9이닝스 라이벌, 낚시의 신: 크루 등 신작을 선보였습니다. 지난 5일에는 퍼즐 RPG '더 워킹데드: 매치3' 글로벌 사전예약을 시작했습니다. MMORPG를 중심으로 개발해왔던 웹젠은 자체 개발 서브컬처 신작 ‘테르비스’를 개발 중이며 또다른 신작 서브컬처 게임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사전예약을 진행하는 등 서브컬처 장르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이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장르 다각화 시도에 적극적인 배경은 무엇일까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MMORPG 신작 경쟁은 치열했습니다. 그리고 이 신작들 대부분이 리니지와 유사한 게임을 일컫는 '리니지 라이크'로 분류됩니다. 국산 MMORPG의 성공 방정식으로 자리잡은 리니지 시스템을 차용했기 때문이죠.

이에 신작 부재를 겪고 있던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라이크 경쟁작들이 늘어나면서 기존작들이 견조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지난 2021년 웹젠 'R2M'이 자사의 '리니지M'을 표절해 막대한 부당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저작권 침해 중지 등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8월 1심에서 승소했습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을 베꼈다며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소송을 제기했죠.

엔씨소프트가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며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에 경고장을 내밀었고, 승소하면서 국내 게임사 신작 개발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MMORPG 개발 시 저작권 침해 논란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있고, 아예 MMORPG가 아닌 장르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꼭 저작권 소송 때문이 아니더라도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MMORPG에 대한 국내 게임 이용자들의 피로도가 커진 것도 게임 트렌드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과거 마이너한 장르로 여겨졌던 미소녀 중심의 서브컬처 게임이 두터운 팬층과 수익성을 모두 잡으며 모바일 게임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았습니다.

최근에는 방치형, 퍼즐, 수집형 등 캐주얼한 게임이 성장세입니다. 짧고 강렬한 미디어를 선호하는 MZ세대는 게임도 쉽고 짧은 시간 즐길 수 있는 장르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실제 글로벌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모바일 RPG 게임 시장에서 MMORPG의 매출 비중이 2019년 77%에서 올해 69.5%까지 축소됐습니다. 반면 '승리의 여신: 니케', '쿠키런: 킹덤'과 같은 스쿼드 RPG와 '레전드 오브 슬라임',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방치형 RPG의 매출 비중은 커졌습니다.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을 겪은 주요 게임사들은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한숨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구조조정, 조직개편 소식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장르 다각화 노력에 힘 입어 반등에 성공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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