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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단독] 정부 '하루짜리' 잼버리 K팝 콘서트에 29억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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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설치·공연 진행·방송제작·잔디복구 등
"갑자기 추진하다 보니 가격대 올라" 분석
대원들 수송 버스 임차비도 10~20억 추산
한국일보

지난 8월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콘서트 'K팝 슈퍼라이브'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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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에 따른 부작용을 만회하기 위해 막판 급조된 ‘K팝 콘서트’에 총 29억 원의 혈세가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각 지자체에 마련된 숙소에서 콘서트가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까지 잼버리 대원들을 실어 나른 비용까지 포함하면 금액은 더욱 늘어난다.

1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8월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새만금 잼버리 K팝 콘서트에 28억9,000만 원이 쓰였다. 무대 설치 및 공연 진행, 방송제작 등의 비용 12억1,000만 원과 콘서트 후 손상된 경기장 잔디 복구 비용 2억3,800만 원 등이다.

K팝 스타들이 총출동한 행사라고는 하지만 콘서트 한 번에 30억 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간 건 과하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도 나온다. 공연업계 관계자는 “1회 콘서트 비용으로는 상당한 금액”이라며 “급하게 추진을 하다보니 가격대가 높아진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당초 K팝 콘서트는 8월 6일 새만금 야영장 야외무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폭염 및 야영장 일대 위생 문제가 지적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다가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에 따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재차 바뀌었다. 당시에도 K팝 콘서트 개최 배경을 두고 잼버리의 총체적 부실 논란 등을 잠재우기 위한 공연이란 지적이 높았다. 갑작스레 추진된 콘서트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가 훼손되면서 축구 팬들의 원성이 높자 정부가 긴급 복구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다. 대원 수송을 위한 버스 임차비로도 29억 원이 추가로 사용됐다. 여기엔 8월 8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에서 대원들을 철수시킬 때 비용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철수 비용을 뺀 콘서트를 위한 대원 이동에만 족히 10~20억 원은 들어갔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정부는 2017년 잼버리 대회 유치 당시 491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2020년 846억 원으로 늘었다. 대회 직전엔 1,171억 원까지 올랐고, 최종 예산은 1,439억 원이었다. (관련기사 : [단독] 돌아온 잼버리 청구서...비상금 99억 더 들어 총 1493억 썼다)

추가로 집계되지 않은 각 부처 전용 예산과 대원들을 지원하기 위한 공공기관 직원 수당 등을 포함하면 잼버리 파행으로 들어간 국민 세금은 1,493억 원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사전 준비 미흡으로 심사도 없이 마구잡이로 세금을 낭비한 것”이라며 “정부는 위기 대응역량이 빛났다고 자화자찬하기 전 국제행사에서 예산 낭비가 없도록 재발방지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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