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향 나뭇진 오랜시간 굳어 생성
‘β-셀리넨’ 성분 기력 회복 도와
농축액상 형태 흡수율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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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은 한의학을 비롯한 아시아의 전통 의학에서 가장 가치 있고 활용성이 다양한 원료로 꼽힌다. 침향나무의 나뭇진이 수십 년, 수백 년 굳어져 만들어지는 침향이 높이 평가받는 것은 역사서와 전통 의약서에서 밝혀진 효능과 활용도 때문만이 아니다. 현대에서 연구를 통해 침향의 핵심 성분과 새로운 효능이 계속 밝혀지고 있어서다. 기력 보충, 심신 안정 외에도 항알레르기, 항산화, 항염, 뇌 손상 예방 등의 효과가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게다가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에센스의 형태로 농축해 핵심 성분의 집중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침향에 대한 최근 연구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우선 알레르기 반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알레르기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Anti-DNP-IgE를 함유한 생리식염수용액을 수컷 흰쥐에게 피하 주사하고 48시간 경과 후 피부 부위를 절취해 아나필락시스 반응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침향의 추출물 용량이 증가할수록 알레르기 증상의 원인인 히스타민 유리의 억제 효과가 뚜렷했다. 특히 0.8㎎/mL의 농도에서 94.1%의 억제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침향 추출물은 아나필락시스성 쇼크를 억제하고 흰쥐의 비만세포로부터 히스타민 유리를 용량 의존적으로 억제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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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 추출물 효과 입증 연구 잇따라
침향은 현대인의 건강 화두인 항산화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항산화 활성 물질로서의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침향 1.2㎏을 잘게 부순 뒤 80% 메탄올 8L로 3일간 3회 반복 추출했다. 그리고 얻어진 용액을 여과한 뒤 감압 농축해 얻은 185.3g의 추출물을 물에 현탁해 카테킨을 대조군으로 삼아 항산화 활성도를 평가했다. 카테킨은 녹차의 항산화 성분으로 잘 알려진 천연 항산화제다. 연구팀은 “침향 추출물에 대한 항산화 활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항산화 활성 효능은 시료 처리 농도에 비례했다”며 “(침향이) 더욱 우수한 효능의 화합물 존재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항염 효과 역시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국제 민족약리학저널(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신경성 부종을 유발한 쥐에게 50% 에탄올로 2시간 동안 추출해 얻은 침향 추출물을 생리식염수에 현탁해 경구 투여한 결과 신경성 부종이 침향추출물에 용량 의존적으로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침향) 추출물이 부종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며 “유의미한 항염증 활성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특히 “혈관 투과성 및 백혈구 이동을 억제했는데, 이는 염증 매개체의 방출 감소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강력한 항염증 작용을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항염증 목적) 활용에 대한 근거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침향이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침향에 함유된 다양한 핵심 성분 덕분이다. 첫째 성분은 ‘β-셀리넨(β-Selinene)’이다. β-셀리넨은 만성 신부전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이다. 침향의 기력 회복 효과는 바로 β-셀리넨 때문이다.
둘째 성분은 ‘아가로스피롤(Agarospirol)’이다. 아가로스피롤은 신경을 이완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천연 신경안정제’로 불린다. 『본초강목』에 “정신을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켜 준다”고 언급된 것이 바로 아가로스피롤의 효과다.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시켜 주기 때문에 불면증 극복에도 도움을 준다는 보고가 있다.
셋째는 ‘β-유데스몰(β-eudesmol)’이다. ‘자연의 선물’로 불리는 테르펜 물질의 일종이자 항염증·항균·항바이러스 물질로 알려져 있다.
β-유데스몰은 침향의 효능을 더욱 배가하기 위한 제형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침향은 분말·정제·캡슐 등의 제형보다 농축된 액상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흡수율이 가장 높다. 이렇게 침향 수지의 정유(精油) 성분을 농축해 추출한 것이 침향 오일, 침향 원액 등으로 불리는 ‘침향 에센스’고 이때의 주성분이 β-유데스몰이다. 그런데 이 침향 에센스를 얻는 추출 방식이 까다로워 생산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수율도 매우 낮다. 100㎏의 침향 원물에서 약 1㎏만 얻을 수 있다. 즉 오랜 세월이 필요한 침향 중에서도 고도의 기술이 동원돼 1% 정도만 얻을 수 있는, 흡수율과 효능을 끌어올린 침향 중의 침향이 바로 침향 에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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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센스 제품 ‘β-유데스몰’ 성분 확인을
다만 침향 제품을 고를 땐 품질을 고려해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국내 침향의 품질 규격은 중금속 함량 등 최소한의 안전 기준에 그치는 데다 침향 에센스(오일)의 경우 추출 방식에 따라 효능이 상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침향 에센스나 침향 에센스 함유 제품 선택 시 ‘β-유데스몰’ 등 침향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침향 원료에 대한 자체적인 기준을 정립하고 품질관리 프로세스와 추출 기술력을 갖춘 곳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도움된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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