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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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세가 한풀 꺾이는 듯 했던 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며 하반기 경기 흐름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물가를 다시 끌어올린 주범은 고공 행진 중인 국제유가다. 정부는 10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한시 인하를 연장할 지 검토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올 들어 서서히 둔화해, 지난 7월에는 2%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지난 1월 5.2%였던 상승률은 2∼3월에는 4%대로, 4∼5월에는 3%대로 단계적으로 떨어졌다. 이후 6월엔 2.7%, 7월엔 2.3%를 기록하며 두달 연속 2%대를 이어갔다. 그러나 8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로 다시금 3%대로 올라섰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결정으로 지난 5월부터 7월 중순까지 배럴당 60∼70달러선이던 국제유가가 7월 말부터는 80달러를 훌쩍 넘어선 영향이 컸다.
5일 발표될 예정인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대 중반일 거란 전망이 많다. 9월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선에서 움직이며 국내 석유류 가격을 더 끌어올렸고, 여름철 이상 기후와 추석 성수품 수요로 농산물 가격까지 들썩였던 탓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제공 누리집 오피넷을 보면, 국내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4일 오후 6시 기준 리터(ℓ)당 1701.18원을 기록했다. 경유가격이 1700원을 넘어선 건 지난 1월8일(리터당 1702.48원) 이후 약 9개월여 만이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도 같은 날 오후 6시 기준 1796.40원으로 1800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국제유가 고공행진은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추가 상승 압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2분기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h)당 6.9원 올린 것을 시작으로 다섯 분기 연속으로 총 킬로와트시당 40.4원 인상했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제유가 상승과 한전 적자 해소를 이유로, 오는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을 적어도 킬로와트시당 25.9원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대중교통 요금과 식품 가격 인상도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오는 7일 첫차부터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이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 오른다. 지난 7월 서울시가 요금 인상안을 확정하고 3개월 만에 시행되는 것이다. 최근엔 낙농진흥회가 우유의 원재료인 음용유용 원유 기본가격을 1년 전에 견줘 리터당 88원(8.8%) 올렸다. 이에 지난 1일부터 우유와 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이에 더해 이날 오비맥주가 카스, 한맥 등 주요 국산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 가격을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히는 등 맥주 가격도 오름세다.
고유가 흐름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처를 추가 연장할 거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유류세 인하폭은 탄력세율 조정 등으로 휘발유 25%,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 부탄 37%다. 이번에 추가 연장을 결정한다면 2021년 ‘한시 인하’ 조처를 시작하고 여섯번째 연장 결정이 된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월 중 국제유가 동향을 살펴보고 추가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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