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포격 때 전사한 故 서정우 하사의 모친인 김오복(63)씨가 4일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정율성 공원 조성 철폐 릴레이 피켓 시위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황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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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시위…“공산 세력 기념 안 돼”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고(故) 서정우 하사 어머니 김오복(63)씨는 4일 오전 광주시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했다. 여기에는 전몰군경 부모 유족 5명도 참여했다. 김씨는 “공산주의자 정율성(鄭律成·1914~1976)의 실체가 밝혀지고 전국적인 이슈가 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강기정 광주시장은 아무런 조치도 없이 '철 지난 이념 몰이, 색깔론이다. 민간외교 차원에서 (역사공원을)추진한다'는 억지 논리를 계속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 동구 불로동 정율성 생가 부지에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황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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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이날부터 13일까지 이곳에서 피켓시위를 할 예정이다. 정율성 공원 철폐 범시민연대와 6·25 전사자 유자녀, 보훈 가족 등도 동참한다. 김씨는 “북한 공산 세력에 아들이 희생됐다. 공산 세력을 기념하는 곳이 우리 아들이 자란 광주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광주 아이들이 걱정”
김씨는 또 “광주는 수많은 5·18 민주화 영령이 목숨을 바쳐 자유를 지킨 고장"이라며 “교육자로서 광주 아이들 미래가 걱정된다”고 했다.
30여년간 교직에 몸담은 김씨는 광주 대성여고 교장을 끝으로 올해 초 정년 퇴임했다. 그는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 논란이 일자 강 시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김씨는 ‘보훈 가족에게 피눈물 나게 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사업’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이라 중단하기 어려운 점을 이해해달라’는 취지의 답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연평도포격 때 전사한 故 서정우 하사의 모친인 김오복(63)씨가 4일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정율성 공원 조성 철폐 릴레이 피켓 시위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황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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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사 “강 시장 묵묵부답에 흉상 훼손”
이런 가운데 광주시민인 윤영보(56)씨가 정율성 흉상을 훼손한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자유통일당 당원이자 사랑제일교회 전도사라고 한다. 윤씨는 최근 한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에서 자신을 전남대 전기공학과 87학번이자 광주 토박이로 소개했다.
윤씨는 “‘정율성 공원은 안 된다’며 그동안 집회를 열었으나, 강 시장은 묵묵부답이었다"라며 "강 시장은 삼민투 위원장을 지낸 골수 주사파(주체사상파)이기에 정율성 사업을 강행할 것으로 생각하고 흉상을 쓰러뜨리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광주광역시 남구 정율성거리에 조성된 정율성 흉상이 훼손됐다. 자유통일당 당원이자 사랑제일교회 전도사인 윤영보(56)씨는 지난 1일 밤 흉상 목 부분에 밧줄을 묶어 2.5t 승합차에 연결한 뒤 흉상을 쓰러뜨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황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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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는 지난 1일 밤 광주 남구 양림동 정율성거리에 조성된 정율성 흉상 목 부분에 밧줄을 묶어 2.5t 승합차에 연결한 뒤 쓰러뜨렸다. 정율성 흉상은 2009년 7월 남광주 청년회의소(JC)가 중국 해주구 인민정부로부터 기증받아 세웠다.
광주시 “사업 중단 없어”
광주시는 시 예산 48억원을 들여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광주 동구 불로동 정율성 생가에 역사공원(878㎡)을 조성하고 있다. 광주시는 “정율성 선생은 지난 30년간 북방외교, 한중 우호 교류 등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소환된 인물이다. 앞으로도 한중우호 교류 사업인 정율성 기념사업을 책임지고 잘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광주 출신인 정율성은 중국으로 건너가 의열단장 김원봉이 난징에 세운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를 다녔다. 이후 그는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팔로군행진곡)과 북한 군가인 ‘조선인민군 행진곡’ 등을 작곡했다. 6·25전쟁 때는 중국 인민지원군 일원으로 전선 위문활동을 했으며, 1956년 중국에 귀화했다.
광주광역시=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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