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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우크라 보낼 탄약 바닥나”…급한 나토, 무기 생산확대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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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체코 “군비 확충” 거들어

한겨레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동북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미국이 제공한 M777 곡사포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하르키우/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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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무기고가 바닥을 드러냈다며 회원국들의 무기 생산 확대와 국방비 확충을 거듭 주장했다. 영국, 체코도 국방비 확충 필요성을 강조하며 나토를 거들고 나섰다.

로브 바우어르 나토 군사위원장이 3일(현지시각)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바르샤바 안보포럼’에서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탄약류가 부족하다고 경고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그는 “통의 바닥이 보이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나토 회원국들과 방위산업체들이 “훨씬 빠른 속도로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바우어르 군사위원장은 나토 회원국들이 몇십년 동안 군사 투자를 줄여온 여파로, 무기와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나라들의 무기 재고가 이미 절반 이하로 떨어졌거나 거의 바닥났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동안 자유 경제 국가들이 구축해온 ‘적기 공급’ 경제가 많은 분야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전쟁 와중의 군대에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매일 수천발의 포탄을 소비하고 있으며 이 포탄 대부분은 나토에서 지원한 것이라고 비비시 방송은 지적했다.

제임스 히피 영국 국방장관도 서방의 무기가 부족하다며 나토 회원국들에 국내총생산(GDP)의 2%는 국방비에 투자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유럽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이 아니라면 국방비로 2%를 쓸 때가 과연 언제냐”고 말했다. 히피 장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오늘밤, 내일, 그리고 모레에도 계속 싸우도록 해줘야 한다”며 “우리가 멈춘다고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도 자동으로 멈추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 7월 11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국방비 규모를 적어도 국내총생산의 2%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31개 회원국 가운데 현재 국방비가 국내총생산의 2%를 넘는 나라는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나토가 29개 회원국 국방비를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방비(추산치)가 2%를 넘긴 나라는 그리스(3.76%), 미국(3.47%), 폴란드(2.42%) 등 9개국뿐이다. 룩셈부르크(0.58%), 스페인(1.01%), 벨기에(1.18%), 튀르키예(터키)와 슬로베니아(1.22%)의 국방비 비중은 2%에 많이 미달한다.

폴 욘손 스웨덴 국방장관은 이번 포럼에서 유럽 군수업계가 장기적인 우크라이나 지원에 필요한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가 유럽의 산업 기지로부터 군수품을 조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규모와 물량에 대한 쓰라린 교훈을 얻었지만 적어도 포탄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도 이날 벨기에 브뤼허의 ‘칼리지 오브 유럽’ 대학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유럽이 국방 분야에서 미국 의존을 벗어나야 한다며 각국이 국방비 예산을 국내총생산의 2%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토가 안보 제공자로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서, 유럽이 더는 방위 의무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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