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형 모바일 AP ‘엑시노스2400’에 대해 최근 테이프아웃(Tape-out) 절차를 마쳤다. 테이프아웃은 칩 설계가 끝나고 본격적인 생산 단계로 넘어간 것을 뜻하는 용어다. 이후 시험 생산을 거치면서 각종 오류를 수정하게 된다.
김영옥 기자 |
신형 엑시노스는 연내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4나노미터(㎚·1㎚=10억 분의 1m) 공정에서 만들어진다. 갤럭시 S24 시리즈 탑재 여부는 이달 중 최종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 삼성이 갤럭시 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엑시노스를 다시 활용할 것으로 본다.
이로써 엑시노스를 설계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물론, 생산을 맡은 파운드리사업부, 갤럭시 완제품을 제조·판매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까지 삼성전자의 내년 상반기 실적 상당 부분이 엑시노스의 성패에 달리게 됐다.
특히 내년 초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 MX사업부 입장에서도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지난달 애플은 예상을 깨고 아이폰15 시리즈의 소비자 가격을 동결했다. 이에 삼성 역시 갤럭시 S24 시리즈 출고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리기 어렵게 됐다. 삼성은 이미 올해 초 갤럭시 S23 시리즈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특히 전작인 갤럭시 S23 시리즈에 퀄컴의 AP가 전량 탑재되면서 관련 비용이 전년 동기보다 80% 이상 뛰었다.
하지만 최근 퀄컴의 주요 고객이던 중국 화웨이가 대중(對中) 제재를 틈타 독자 AP를 개발한 데다 주요 경쟁 업체인 미디어텍 등이 크게 약진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내년 갤럭시 S24 시리즈에 퀄컴 AP를 쓰더라도 유리한 협상 카드를 쥐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만 제대로 된 성능이 나온다면 내년 상반기 확실한 실적 반등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엑시노스가 삼성 파운드리가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11일께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당장 유의미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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