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캠코에만 매각 강제한 정부 vs 조건·가격 안 맞아 버티는 저축은행
코로나19 이후 불어난 자영업자 대출은 2025년까지 만기연장, 상환유예를 해 주면서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2금융권 중심으로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이 경매로 집을 뺏기지 않도록 자산관리공사(캠코)에만 채무자 동의를 받아 부실채권을 매각토록 했지만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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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에만 매각하라"는 정부에 버티는 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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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대출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6월말 기준 0.4%로 안정적이다. 이는 정부가 한시 적용하고 있는 만기연장, 상환유예 효과가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질적인 연체율을 추정할 수 있는 지역신보의 대외변제액은 올해 1월~8월 1조7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배 급증했다.
실제 지신보 보증을 끼지 않은 저축은행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계속 오름세다. 지난 6월말 기준 연체율은 5.5%로 지난해 말 2.7% 대비 반년 새 2배로 올랐다. 저축은행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을 계속 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코로나19 때 나간 자영업자 대출이 부실화 되면 무조건 캠코의 '새출발기금'을 통해 매각하도록 하고 있어서다. 매각을 할 때도 채무자 동의가 필수다. 저축은행들은 "캠코가 인수하는 부실채권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며 "큰 손해를 봐야 하기 때문에 연체율이 올라가도 부실채권 처리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 급등에 따른 건전성 관리로 개인사업자대출 신규취급액을 대폭 줄이고 있어 자영업자의 자금경색이 심화되고 있다"며 "저축은행발 돈맥경화 해소를 위해 금융당국 차원에서 부실채권의 매각루트를 다양화하고 새출발기금의 부실채권 매입가 적정화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은 자영업자대출 시 아파트, 상가 등을 담보로 잡고 있어 경매를 통해 대출금을 대부분 회수할 수 있다고 본다. 때문에 새출발기금 외에도 시장을 통한 부실채권 매각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캠코 매각 시에도 채무자 동의 절차를 간소화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자영업자가 담보로 내놓은 자기 집에서 내쫓기거나 불법 채권 추심을 당할 우려 때문에 정부는 시장 매각을 틀어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실채권을 하루라도 빨리 털어내야 생계형 자영업자에 대한 저축은행의 신규대출 기능도 정상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자영업자 대출의 전반적인 질이 저하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취약차주에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재조정을 촉진함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정상차주의 자발적 대출상환 및 부채 구조 전환(단기 일시상환 → 장기 분할상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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