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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진솔한 사과, 국민도 마음 열지 않을까" 첫 인터뷰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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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치권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앙일보 인터뷰가 화제였다. 2021년 12월 31일 특별사면된 이후 공식 발언을 삼가던 박 전 대통령의 첫 언론 인터뷰에 보수 진영에선 “절제되고 품격있는 발언” “진솔한 사과가 인상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대통령실 "탄핵에 대한 진솔한 사과 인상적"



중앙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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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이 탄핵 등에 대해 진솔한 마음을 담아 사과한 게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국민도 그런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며 마음을 조금씩 다시 열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번 인터뷰를 시작으로 박 전 대통령의 활동 폭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통령실 인사들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에 대해 자신의 ‘불찰’이라고 언급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한 ‘불찰’이란 단어는 리더만이 느낄 수 있고, 또 쓸 수 있는 단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인생을 한번 정리하고, 또 명예회복에 나선 것 아니냐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탄핵에 대해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안보를 위해서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일을 정말 하늘이 도우셨는지 다 하고 감옥에 들어가 다행이었다”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에도 후한 점수를 매기는 인사가 많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은 재임 때도 외교 안보에 관심이 많았고 가장 공을 들였었다”며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위안부 합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체결 등을 다 하고 감옥에 들어가 다행이었다는 내용을 보며 ‘박 전 대통령이 이런 분이었지’란 생각이 다시 들었다”고 했다.



與 "절제되고 품격있게 보수 통합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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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오후 대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왼쪽부터 박대출 정책위의장, 김 대표, 박 전 대통령, 구자근 당 대표 비서실장, 유영하 변호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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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인터뷰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분열된 ‘보수 진영 결집’이 지상 과제인 국민의힘 지도부 입장에선 박 전 대통령의 보수 통합 관련 메시지를 반기는 분위기다.

박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친박계 인사 출마설’에 대해 “(출마가) 저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과거 인연은 과거 인연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또 국정농단 특검팀의 윤석열 수사팀장이 보수 진영의 대선후보가 돼 정권교체를 한 데 대해선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된 것에 안도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절제되고 품격있게 본인의 입장을 밝히셨다고 느꼈다”며 “내년 선거와 관련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서 혼란이나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정리된 말씀을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 측 인사도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용서를 구하고 보수 진영의 단합을 강조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은 “총선 때 TK(대구ㆍ경북) 지역에서 최경환 전 의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일종의 ‘친박 연대’를 꾸릴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는데, 이를 박 전 대통령이 선을 그어준 것 아니냐”며 “김기현 대표가 추진 중인 ‘보수 빅텐트’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정반대의 해석이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의 인터뷰는 앞으로 정치 행보를 하겠다는 시그널이라고 본다”며 “여권이 보수 빅텐트를 칠 때, 이미 한 몸이 된 친윤계와 친이명박계에 더해 정통 TK 보수인 친박계까지 끌어들이는 그림의 단초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긍정, 부정 평가 엇갈린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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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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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사과 내용이 담긴 박 전 대통령 인터뷰가 공개된 날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실질심사 일정과 겹친 것도 화제였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인터뷰를 보고 좀 진솔하게 사과하는 모습을 본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민주당의 내적 분열이 가속하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은 보수의 단합을 호소한 것 아니냐”며 “겸허한 반성과 사람 냄새 나는 느낌의 발언을 통해 보수층뿐 아니라 중도층에게도 호소력이 있는 인터뷰였다. 특히 이 대표 영장실질심사와 일정이 맞물려 대비됐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평가가 엇갈렸다. 야권의 중진급 인사는 “탄핵 당시만 해도 박 전 대통령이 국민과 괴리된 느낌이었다면, 이번 인터뷰에서의 탄핵에 대한 사과는 진솔했다고 본다”며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지고 패배를 담백하게 인정할 때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그런 느낌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반면 친명계 민주당 중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 심판 결과, 즉 탄핵 때문에 대통령에서 물러난 최초의 대통령이 아닌가”라며 “탄핵 결정을 받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인데, 본인이 자신의 과오를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그렇게 공개적인 인터뷰를 할 게 아니라 정치와는 거리를 좀 두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께서는 그냥 조용히 계시는 게 정치권을 위해서든 사회를 위해서든 더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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