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회원국 평균 고용률 15%의 갑절 넘어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설치된 ‘노인 일자리 참여관’.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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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둔 한국만의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일하는 어르신’이 다른 나라에 견줘 눈에 띄게 많다는 점이다. 26일 통계청이 분석한 ‘2023 고령자 통계’를 보면, 국내 65살 이상 고용률은 지난해 기준 36.2%로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은퇴 나이가 지난 65살 이상 고령자 총 902만7천명 중 3분의 1이 넘는 326만5천명이 여전히 노동시장에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5살 이상 고용률은 10년 전(2012년)보다 6.1%포인트 급등했다. 김경희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교육과 건강 수준이 높아지면서 계속 일자리를 유지하려는 고령자가 많아졌고, 노후 보장을 위한 공적연금도 아직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고령자 고용률은 2021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개국 평균(15.0%)에 견줘 2배 이상 높다. ‘노인 천국’ 일본의 고령자 고용률도 25.1%이고, 미국(18.0%), 캐나다(12.9%), 영국(10.3%), 이탈리아(5.1%) 등도 한국에 크게 못 미친다.
일하는 어르신이 유독 많은 이유로 우선 미흡한 국내 노후 소득 보장 제도가 꼽힌다. 65살 이상 고령자 중 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 등 공적연금을 받는 수급자 비율은 지난해 57.6%에 그친다.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공적 부조 성격의 기초연금 수급자를 제외한 수치다.
국내 공적연금 수급률은 지난 2017년보다 10.7%포인트 올랐지만, 한국의 66살 이상 상대적 빈곤율(가구 중위소득의 50% 이하 인구 비중)은 2020년 40.4%로 여전히 오이시디 가입국 중 가장 높다.
다만 일하는 노인은 일하지 않는 노인보다 삶의 질이 높은 편이다. 통계청 조사에서 ‘내 건강 상태가 좋다’고 답한 고령자 비율은 취업자(37.5%)가 비취업자(21.9%)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반면 ‘내 건강 상태가 나쁘다’는 응답 비율은 비취업자(40.0%)가 취업자(19.2%)의 2배에 육박했다.
고령 취업자는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비중도 34.4%로 비취업자(36.4%)보다 소폭 낮았다. 가족 관계 만족도와 소득·소비 수준 만족도 등도 취업자가 비취업자보다 모두 높았다. 단순히 소득 때문만이 아니라 은퇴 이후에도 건강 등 다른 이유로 자발적으로 일하길 원하는 고령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이유다.
일하는 노인의 43.7%는 사업·개인·공공서비스 업종에 종사하고, 직업별로는 단순 노무 종사자가 35.6%로 가장 많았다. 김 과장은 “복잡한 업무보다 배달이나 운수·건설업 등 단순한 일을 주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2021년 기준 고령 가구주의 67.9%는 내 집을 보유했고, 고령자 가구의 순자산(자산-부채)은 지난해 4억5364만원으로 1년 새 10.5%(4316만원) 불어났다. 고령자 가구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부동산 가격이 올라간 영향이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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