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27 (토)

“아이폰15 이러다 진짜 터지는 거 아냐?”…슬쩍 웃는 삼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이폰 신작 사용자 잇단 불만
탑재된 TSMC 3나노 칩에서
전력 누수로 발열됐다는 의견
핀펫 미세공정 한계 드러내

‘절치부심 삼성 추격할 기회
GAA 방식 각광 점유율도


매일경제

아이폰15. [사진 출처=연합뉴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절대 강자인 TSMC의 차세대 3나노(㎚·10억분의 1m) 칩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첫 양산 제품인 아이폰 신작에 발열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발 앞서 3㎚ 공정에 진입해 안정기를 이룬 삼성전자로선 반사이익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2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 애플의 새로운 스마트폰 ‘아이폰 15 프로’에 들어간 모바일 칩 ‘A17 프로’가 과도한 발열 논란에 휩싸였다. 이 칩은 TSMC 3㎚ 공정 대량 생산의 데뷔 무대 격이다.

최근 중국의 한 사용자는 아이폰 15 프로로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니 30분 만에 제품의 온도가 48℃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판매에 앞서 사전 체험에 나선 복수의 사용자들도 발열 문제를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반도체 칩의 발열은 통상적으로 설계상의 문제가 있거나 제조 공정상에서 전력 누수를 잡지 못했을 경우 발생한다. 업계에서는 조심스럽게 TSMC 공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에 대해 더 무게를 두고 있다.

TSMC 책임론의 배경 중 하나는 기존 핀펫(FinFET) 방식이 미세 공정에서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핀펫 방식은 전력을 통제하는 접촉면이 3면인 구조를 말한다. 2011년 도입된 이후 4㎚까지 미세 공정의 공식처럼 쓰인 기법이다. TSMC는 핀펫 공정의 달인으로 불리며 업계를 주도해 왔다. 하지만 3㎚ 이하 초 미세영역으로 들어서면서 구조적으로 핏펫 공법으로 전류를 제어하기 매우 어려워졌다.

더 큰 우려는 3㎚ 1세대 제품에서 결함이 발생했다면 같은 기술을 뼈대로 둔 후속 공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TSMC는 1세대인 N3B에 이어 내년도 2세대인 N3E를 포함해 용도별로 복수의 후속 3㎚ 공정 도입을 예고한 상태다.

앞서 삼성전자도 5㎚ 공정에서 수율 확보에 애를 먹은 이후 이어진 5㎚ 후속 공정과 비슷한 구조의 4㎚ 공정까지 연이어 타격을 받았다. 결국 4㎚ 대표 제품이었던 ‘갤럭시S22’ 탑재 칩에서 발열 논란이 발생했고 퀄컴 등 주요 고객사들이 TSMC로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TSMC와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지난 1분기 50.3%포인트 넘게 벌어지기도 했다.

절치부심한 삼성전자는 3㎚ 공정에서 전면적인 변화를 꾀했다. 접촉면이 4개 면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구조를 한발 앞서 도입했다. 핀펫보다 접촉면이 넓기 때문에 전류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력 소모가 적고, 전성비(전력대비 성능) 측면에서도 10% 정도 우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 수율은 60%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 TSMC의 3㎚ 수율이 55% 수준으로 파악되는 것과 비교해 오히려 삼성전자의 수율이 더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TSMC의 3㎚ 공정 수율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못할 경우 대형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를 병행 채택하는 등 이탈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TSMC도 핀펫 공정의 한계를 인정하고 2㎚부터는 GAA 공법으로 전환을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이 역시 여의찮다. TSMC는 애초 2㎚ 반도체를 2025년 양산하고 2024년에는 시제품을 생산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대만 내 2㎚ 공장 건설 진행이 늦춰지고 있어 생산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고객 수요 전망에 맞추는 결정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GAA 공법 적용에 애를 먹고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반전 분위기는 실제 점유율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TSMC의 2분기 점유율은 전 분기(60.2%)보다 3.8%포인트 하락해 56.4%를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8%포인트 올랐다.

특히 길었던 침체기를 마치고 내년도 시장 반등이 기대되는 시점에 마련한 반전 기점이라 삼성전자에게 더욱 고무적이다. 업계는 파운드리 시장이 다시 반등을 시작해 2026년까지 연평균 13%씩 성장해 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대표이사 사장도 최근 서울대학교 강연에서 “우리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의 창조자이므로 경쟁사(TSMC)를 앞서는 모습을 여기 계신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치고 올라오는 경쟁자들은 새롭게 생긴 변수다. 최근 중국의 대표 파운드리 SMIC가 화웨이의 신제품 스마트폰 용 모바일 칩을 7㎚ 공정에서 생산하고, 미국 인텔은 1㎚ 대 웨이퍼 시제품을 공개하는 등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었던 파운드리 초미세공정 시장에 후발 주자들의 도전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현재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는 초미세공정 경쟁에 합류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2㎚에 해당하는 20A는 내년 초, 1.8㎚에 해당하는 18A는 내년 하반기부터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현재 3㎚ 공정을 양산하고 있는 TSMC와 삼성과 달리 인텔의 현 공정은 7㎚ 수준이라는 점에서 계획 실현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Copyright ⓒ 매일경제.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