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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친명-비명, 육두문자까지 쏟아낸 ‘심야 의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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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극한 갈등]

당내 “제1야당 밑바닥 보여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21일 밤 열린 민주당 긴급 의원총회는 아수라장에 가까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오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면전에서 서로를 향한 날 선 발언을 쏟아냈고 감정이 격해지면서 회의장 밖으로도 고성이 들렸다.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한 비명계 의원이 발언을 하려 하자 친명계 의원들로부터 “어딜 나서느냐”며 육두문자가 쏟아졌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비명계 초선 오영환 의원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의총에선 그동안 가결 필요성을 주장해온 비명계 의원들이 발언대에 올라 “우리 의견도 존중해 달라”며 “이럴 때일수록 당이 뭉쳐야 한다”고 했다. 설훈 의원은 “나는 이재명 대표를 탄핵한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그러자 친명계 의원들은 “다수파가 결정했으면 소수파가 따랐어야 했다” “당신들이 뭉치자고 말할 입장이냐”고 거세게 반발했다고 한다. 박주민 의원은 “만장일치가 안 될 때를 위해 다수결 원칙이 있는 것 아니냐”며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압박했다. 한 의원은 설 의원에게 “‘돈봉투’ 의혹 명단에 본인 이름이 들어가 있다는 얘기가 나왔을 땐 ‘당이 도와줘야 한다’더니 당 대표보고는 스스로 맞서라고 한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 강경파인 5선 안민석 의원도 이날 회의장을 나서면서 “20년 만에 이렇게 험한 분위기의 의총은 처음”이라고 했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제1야당의 밑바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의총이었다”며 “국민을 대표해 모여 있다는 국회의원들끼리 서로를 향해 육두문자를 날리고 고성을 내지르며 수준 이하의 모습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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