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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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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빈 "칸 미담? 오히려 도움 받아…의상 없이 영화제 갈 뻔"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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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배우 전여빈이 영화 '거미집'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드러냈다.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에 출연한 배우 전여빈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

전여빈은 김 감독을 유일하게 지지하는 신성필림 후계자 신미도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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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도를 보고 떠오르는 건 불도저였다"라며 "불도저가 쇳덩이지만 위협이 드는 느낌은 아니었다. 엔진만큼은 누구보다 강력한 사람일 거란 이미지가 있었다. 감독님 모습을 보면서 힌트를 얻기도 했다. 제가 욕심을 부린 건 미도에서 나만의 해석을 붙여보고 싶은 거다. 미도의 열정이 사랑스러워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 순수한 마음인 거다. 이 세상에 사랑할 것이 없다가 드디어 사랑할 것을 만나게 된 사람이 불나방처럼 달려나가는 게 밖에서 누가 보면 우둔해 보일지라도 첫사랑 같은 마음일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마음으로 미도를 표현하려고 했다"며 미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제일 중점적으로 신경쓴 건 앙상블 영화이기 때문에 현장에서의 감각을 최대한 열어야했다. 그 안에 어울리되 내 색깔을 잘 표현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 생각했다"며 "송강호, 장영남, 정수정과 가장 많이 만나기때문에 셋을 유심히 봤다. 현장에서 제일 중요한 건 집중이었다. 집중, 리듬, 에너지를 고취시키려고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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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의 촬영을 병행하고 있던 그는 "너무 상이한 캐릭터기 때문에 구분은 확실했지만 체력적이 한계가 생길 때가 있었다"며 "이 벽을 깨보자 하는 미도의 열정의 자세를 전여빈의 집념의 자세로 끌고 오자고 생각했다. 이 모든 시간이 끝나갈 때 쯤에는 미도에게 고맙더라. 미도라는 캐릭터, 글 속에서 사는 인물 자체가 주저앉아 있는 것 같은 저를 일으켜주는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김지운 감독과의 협업에 대해 "많은 테이크를 허용하시는 감독님이다. 첫 번째부터 마지막까지 오케이도 함부로 안 하시고 단 한 장면도 허투로 보내지 않더라. 1에서 10까지 하면 항상 집중하고 계셨다. 덕분에 미도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김지운 감독은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높은 사람이다. 스태프, 단역 한 명 한 명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분이었다. 영화에 대한 애정과 '거미집'을 놓지 않겠다는, 어떤 것을 일구어내겠다는 집념이 느껴졌다. 김열 감독과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비슷한 면모가 느껴졌다. 저도 배우 전여빈으로 김지운 감독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함께했다"고 영화 속 캐릭터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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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전여빈은 정수정이 맡은 유림의 대역이 되며 갑자기 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는 "그 장면은 잘 살려야 하는 좋은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만화적이고 영화적인 장면이기 때문에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송강호 선배가 '이런 식으로 표현하면 어떨까'하면서 팁을 줬다. 그걸 넙죽넙죽 받았던 기억이 있다"며 "선배는 후배에 대한 존중이 있다. 이걸 던지면 받을 수 있겠다는 감각이 있으신 것 같더라. 그걸 받아서 부풀려 나갔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장면이 우스꽝스럽지 않나. 나 전여빈은 배우로서 멋있고 싶은데 이토록 우스꽝스러워져야한다니 싶다가도 '난 미도다' 되새기면서 집중했다. 나 스스로를 그렇게 해이하게 풀어놓을 수 있는 씬이라니 경이로웠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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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거미집'으로 칸 영화제를 찾은 전여빈은 "영화인들의 로망이지 않나. 송강호 선배도 있어 친숙한 마음으로 다녀왔다. 옆 동네 영화 마을에 소풍 다녀온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칸 영화제에 함께 했던 스태프가 공개한 미담에 대해 묻자 "칸에서 아파트를 하나 빌려 숙소로 사용했다. 같이 지내니 MT 온 것 같고 즐거웠다"며 "그 스태프가 착하신 것 같다. 그분이 파리 현지에 살고 계셔서 코디네이터를 해주셨다. 한 일화가 있었는데 수화물이 도착을 안 해 의상이 없었다. 그분의 도움으로 수화물을 찾을 수 있었다"며 되려 고마움을 표현했다.

'거미집'은 '1947 보스턴'(감독 강제균),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과 추석 연휴에 맞붙는다. 그는 "지금까지 이런 앙상블 영화는 없었다"라며 "이제 가을이 오지 않았나. 높아진 하늘, 구르는 낙엽을 보면 자기만의 물음표가 생기는 시기인 것 같다. 그 마음을 들여다 보고 싶어질 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될 때 거미집을 만나면 같이 고민해주는 동지를 만나게 될 것이다"라며 적극 추천했다.

'거미집'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넷플릭스, 칸국제영화제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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