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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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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200]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안갯속 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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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문가 3人 심층 인터뷰

내년 총선 변수 중도층·경제·투표율

尹 중간 평가…민주 유리한 구도지만 예측불허

내년 4월10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2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30% 중반대에서 등락을 거듭 중이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30% 안팎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과 홍범도 장군 등 독립 영웅의 흉상 이전을 둘러싼 이념 논쟁 등을 거치면서 미세한 지지율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여론 풍향계는 미동을 안 하는 모습이다.

20일 아시아경제가 국내 주요 여론조사 3인(안일원 리서치뷰 대표,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여소야대 정국에서 극단적인 여야 대치로 인해 강성 지지층에 의존하는 여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총선은 급격히 증가한 무당층과 경제 상황, 투표율이 여야 성적을 가를 것으로 전망됐다.

①현재 판세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15일 전국 성인 남녀 2505명에게 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 긍정 평가가 전주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35.5%를 기록했다. 매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은 올해 1월 첫째주 40.4% 지지율로 시작해 한 때 30% 초반까지 떨어진 뒤 35% 안팎에서 움직이는 모양새다.

또 따른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주간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8일 공개된 조사(9월12일∼14일,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긍정 평가는 31%를 나타냈다. 올해 첫 주 37%로 시작해 지난 4월 27%까지 떨어지는 등 주요 정치 현안에 반응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지난 7월 38%까지 뛰었지만, 지난달부터 꾸준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이에 맞선 이재명 대표의 단식, 역사 논란까지 가세하면서 지지층 일부가 이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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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양측 조사의 편차는 있지만 일관된 여론 흐름은 정치권 전체가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홍 소장은 "현재 여야 지지율은 모두 강경 지지층에 의존한 지지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선 이후 국민의 심판 기회가 없었던 만큼 여야 모두 내부 기득권을 잡기 위해 경쟁을 벌이면서 강성 지지층만 결집한 여론이라는 것이다. 그는 "대선 패배 후에도 민주당이 패배를 겸허히 받아들여 처신하면 여당도 긴장했을 것"이라면서 "야당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강경하게 나왔기 때문에 여당도 더욱 반발하게 됐다. 여당은 이념 중심, 야당은 자기들끼리 결속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 소장의 진단도 비슷했다. 그는 "현재 부동층이 늘어나는 게 특징"이라며 "이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투표를 던진 양쪽에서 이탈자가 나왔다"며 "여당과 야당 모두에서 실망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②2배 급증한 무당층…내년 총선 최대 변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내년 총선의 승패는 ‘무당층’ 표심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홍 소장은 "현재 무당층(어느 당도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는 이들)이 선거 때 가면 부동층이 될 텐데, 이 무당층이 굉장히 많이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무당층은 정권 처음 들어올 때는 10%~15% 정도였는데 지금은 30%를 넘어선다"고 분석했다. 여야 모두 내부 기득권 싸움에 몰두하면서 이탈한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이 총선 승패를 가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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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국갤럽의 지난 대선 직전인 2022년 3월1주차에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층 비율은 14%에 그쳤지만, 대통령실 이전을 두고 여야 간 갈등이 심화하며 윤 대통령 취임 다음 주인 5월 3주 차에는 23%를 기록했다. 9월 1주 차부터 10월 1주 차까지 25%에서 30%까지 오르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무당층이 30%를 기록했다. 당시 태풍 힌남노, 윤 대통령 미국 순방 발언 논란, 레고랜드 사태, 이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논란 관련 검찰 출석 요구 등을 두고 여야가 갈등을 반복했다.

이후 20% 후반을 유지하던 무당층 비율은 7월 1주 차 조사에서 무당층이 30%를 기록했고, 8월 1주 차까지 30%대 초반을 이뤘다. 6월 중순 수능 출제방침 지시 여파, 7월 궁평2지하차도 침수, 해병대 1사단 채모 상병 순직 관련 사건, 스카우트 잼버리 관련 논란이 잇따랐던 시점이다. 최근에는 28%로 다시 내려온 흐름이지만 지난해 대선 직후보다 무당층 비율은 2배가량 증가한 모습이다. 안 대표는 "17대부터 5번의 총선이 있었는데 비례대표 득표율 기준으로 국민의힘 고정 지지층은 37%, 민주당은 35% 정도 된다"면서 "어느 당이 중도 외연 확장을 잘하느냐가 변수"라고 설명했다.

③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샤이 진보'…여야 성패 가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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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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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여론조사를 보면 면접조사(전화에서 사람이 직접 묻는 방식)에서는 그동안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인 반면, 자동응답시스템(ARS)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한 흐름을 보였다. 이는 ‘샤이 진보( 여론조사 등에서 정치 성향을 밝히지 않지만, 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가능성이 거론된다. 안 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때부터 이제 샤이 진보가 좀 있었고, 문재인 전 대통령 집권기에는 샤이 보수가 있었다"며 "사람이 직접 묻는 면접 조사의 경우 샤이 진보가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ARS의 경우 심리적 부담이 적다 보니 (샤이 진보) 편향이 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이 직접 묻는 것보다 기계음을 들을 때 보다 솔직하게 표심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내년 총선 결과 예측을 묻는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다. 갤럽이 이달 첫째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내년 총선에서 여당 후보가 다수 당선될 것 같다는 답변은 37%에 그쳤고, 야당 다수 당선은 50%였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높았던 3월초 조사에서도 야당 승리를 점치는 응답이 44%로, 여당(42%)보다 소폭 앞섰다.

다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총선을 치르더라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 소장은 ‘노코멘트’를 밝힌 가운데 홍 소장과 안 대표는 ARS 등 여론조사 지형 등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하지만, 실제 선거 결과는 다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안 대표는 "거시지표로만 보면 민주당이 유리해 보인데 미시지표로 보면 민주당이 쉽지 않은 선거"라면서 "내년 투표율이 60%를 넘어서면 민주당에 유리하겠지만 (지방선거 결과에서 보듯) 60% 미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50%대 초중반에 그친다면 민주당이 총선에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 사이에는 착시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여론조사의 경우 인구 비례에 따라 보정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세대별) 투표율 보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40대보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 투표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선거 결과는 여론조사가 아닌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의 뜻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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