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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철도노조 파업 여파 ‘지옥철’ 이틀째 계속…“지하철 꽉 차서 못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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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넘게 기다린 지하철이 만차로 승차 못해

철도노조, 협상 진전이 없으면 추석 연휴까지 파업 예고

KTX·무궁화호 열차가 줄었지만 서울역 전날보다 더 혼잡

헤럴드경제

전국철도노동조합이 14일 공공철도 확대와 4조 2교대 전면 시행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 시민이 파업 관련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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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박지영 기자]“파업인 걸 알고 빨리 나왔는데 지하철이 꽉 차서 못 탔다. 일 년에 한두 번 있는 일인데…”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 이틀째인 15일 오전 8시 서울 동대문구 신이문역. 10분 넘게 기다린 지하철이 만차로 승차를 못하자 직장인들이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날에도 지하철 지연으로 ‘지옥철’을 겪은 직장인들은 평소보다 일찍 회사로 나섰는데도 혼란을 피하지 못했다. 직장인 이모(27) 씨는 “어제 이촌역에서 회기역으로 가는 퇴근길에도 배차 간격이 30분 정도 됐다”며 “사람이 엄청 많았다”고 말했다. 회사에 늦을 것 같다고 연락했다는 직장인 강모(46) 씨는 “원래 6시 50분 무궁화 열차 탔는데 어제부터 파업 여파로 사라져서 40분 뒤에 출발하는 KTX 열차로 바꿨다”며 “빨리 파업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업이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이날도 KTX 열차와 서울 지하철 1, 3, 4호선이 감축 운행이 계속됐다. 전날 오후 3시 기준 KTX 운행률은 76%, 수도권 전철은 평소의 83% 수준으로 시민들의 불편도 계속됐다. 노조는 다음주 월요일인 18일까지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협상이 진전이 없으면 추석 연휴까지 파업을 예고해 시민들의 불편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하철 배차 시간이 늘어나면서 평소보다 극심한 승객 과밀 현상이 나타났다. 지하철이 도착해도 사람이 많다 보니 승차를 하지 못한 손님이 서너명 이상 나타났고, 대기 줄도 평소보다 길어져 반대 플랫폼까지 승객들로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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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8시께 서울역 1층 전광판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 여파로 인한 운행 중지 안내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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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이틀 째인 15일 오전 서울역 1호선 승강장이 출근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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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무궁화호 열차가 평소보다 줄어든 서울역은 전날보다 더 혼잡해졌다. 이날 오전 8시께 서울역 1층 매표소에서는 표를 구하고자 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특히 PC·모바일 기기 등 비대면 승차권 예약이 어려운 고령층의 경우 뒤늦게 매표소에서 표를 구하려다 낭패를 본 경우가 많았다. 매표소 직원이 “지금 표가 없다. 3시간 후인 12시 30분 기차표 밖에 안된다. 표가 매진이다”고 말하자 고령의 손님이 “8시 전에 왔는데, 표가 없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항의했다.

매표소에서 KTX 표를 구하려다 실패한 김모(58) 씨는 “밀양 가는 KTX를 타야 하는데 전부 매진됐다고 해서 10시 넘어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 표로 구매했다”며 “깻잎 농사를 지어서 밀양에 가서 자재도 사고 해야 하는데 오늘 하루 망쳤다. 파업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안모(69) 씨도 “원래 8시 12분 부산행 기차를 예약해놨는데 며칠 전 철도노조 파업으로 열차 취소됐다며 알림이 와서 9시 32분걸로 바꿨는데 일정이 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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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서울역 부근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 여파로 지하철, 기차 이용이 어렵자 시민들은 버스나 택시로 몰렸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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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은 출퇴근 시간 대 수도권 전철 등에는 대체 인력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전날 기준 파업 예고 기간 수도권 전철의 경우 평시 대비 83%로 운행되고 있다. KTX는 76% 수준의 평시 대비 운행률을 보이고 있다. 화물열차는 코레일 내부 대체 기관사를 투입해 평시 대비 27%를 유지하고, 수출입 화물과 산업 필수품 등 긴급 화물 위주로 수송에 나설 방침이다.

대체 인력도 투입 중이다. 파업 시 운용 인력은 필수 유지 인력 9795명과 대체 인력 4962명 등 평시 인력의 60%대의 인원이 근무 중이다.

지하철과 기차 이용이 어려워지자 일부 시민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도 했다. 재판 일정이 있어 울산에서 서울로 왔다는 김모(48) 씨는 “10시반재판에 맞춰 서울 동부지방법원을 가야 하는데 혹시나 연착될까봐 택시를 타려 한다”며 “원래대로라면 40분 정도면 갈 수 있는데 교통수단을 바꿨다”고 말했다.

버스나 택시로 인파가 몰리면서 평소보다 교통이 더 혼잡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택시기사 김모(75) 씨는 “철도노조 파업 때문에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많이 탔다. 도로에는 자동차들이 더 많이 나왔다”며 “원래부터 서울역이 붐비기는 하는데 오늘은 유난히 막혀서 손님들을 늦게 데려다 준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추석 연휴까지 파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노조 측은 수서행 고속철도(KTX) 투입 등 공공철도 확대, 4조 2교대 전면 시행, 성실 교섭 등을 촉구하고 있다. 파업에는 필수 유지인력 9000명을 제외한 조합원 1만3000명이 참여했고, 노조는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의 입장을 지켜보며 제2차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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