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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이전 사법부 수뇌부가 피고인인 이른바 ‘사법농단’ 1심 재판이 기소 1677일, 약 4년 7개월 만인 15일 종결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이종민 임정택 민소영 부장판사)는 이날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을 연다.
검찰은 오전 구형 의견과 구형량을 재판부에 밝히고 오후에는 세 피고인이 최후진술을 할 예정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임기 6년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박·고 전 대법관 등에게 반헌법적 구상을 보고받고 승인하거나 직접 지시를 내린 혐의로 2019년 2월11일 구속기소됐다.
구체적으로는 각종 재판개입과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 비자금 조성 등 47개 범죄사실로 기소됐다. 죄명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위계공무집행방해, 공전자기록위작 및 행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이다.
양 전 대법원장이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 재판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청구소송,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관련 행정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 형사재판 등이다.
그는 역점 사업이었던 상고법원 도입, 법원 재외공관 파견 등을 도모하려고 청와대·외교부 등의 지원을 받거나 대법원의 위상을 강화하고 헌법재판소를 견제하려는 못적으로 이같이 범행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박 전 대법관은 재판개입과 헌재 내부기밀 불법수집, 사법부 블랙리스트, 비자금 조성 등 33개 혐의로, 고 전 대법관은 사법부 블랙리스트와 영장재판 개입, 판사 비위 은폐 등 18개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흡사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공소장을 만들어 냈다”고 말하는 등 피고인들은 공소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1심 재판은 2019년 3월25일 첫 공판준비기일로 절차에 들어갔고 그해 5월9일 첫 공판이 열린 이후 이날 결심 전까지 총 276차례나 공판기일이 열렸다. 그 사이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부 직권으로 보석 석방됐다.
피고인들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대부분 동의하지 않아 당사자들을 법정에 불러 신문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졌고 검찰은 증인으로 211명을 신청했다.
법원 인사이동으로 재판부가 교체되자 피고인들은 재판 갱신 절차를 형사소송법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 2021년 4월부터 7개월 가까이 재판정에서 과거 증인신문 녹음파일만 재생되기도 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는 재판을 자주 열지 못했고 양 전 대법원장이 폐암 수술을 받아 재판이 두 달가량 열리지 못한 일도 있었다.
통상 재판에서 선고는 결심공판 이후 약 한 달 뒤 이뤄지지만 사건 내용이 방대한 만큼 올해 연말에야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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