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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삼성 시나리오별 리스크 검토, SK 긴급대책회의… 재계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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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계엄’ 후폭풍]

수출기업에 “문제없나” 바이어 전화

기업들 “계엄 종료-정상 운영” 안내

민노총 총파업 결의, 조업 차질 우려

동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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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심야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충격의 여파가 경제계에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기업은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가 외환시장과 공급망 등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밤새 해외 고객사 문의가 쏟아진 곳도 적지 않았다.

4일 삼성은 그룹 법무 차원에서 향후 정치적 혼란 시나리오별 리스크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 국면이 장기화되거나 변화가 생긴다면 발생할 수 있는 규제 리스크 등을 검토한 것이다. SK그룹은 이날 오전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관으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소집해 시장 및 SK그룹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했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지난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경영진 회의에서 비상계엄이 미칠 영향 등을 살폈다”며 “계엄 해제 후에도 이어질 상황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 “문제 없나” 해외 고객사 진정에 진땀

수출 기업들은 계약 이행 가능 여부를 묻는 해외 고객사들의 전화로 업무에 혼선을 겪기도 했다. 외신을 통해 비상계엄 소식을 접한 해외 고객·협력사들이 “안전에 문제 없나” “제품 공급에 문제가 없나”는 문의가 많았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아직 회원사들에 거래 취소 통보 같은 것은 없었다”며 “확인 차원에서 바이어들이 국내 수출 기업에 연락을 돌린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해외 고객사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우려를 잠재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전자업계 임원은 “해외 고객사들에 계엄이 해제됐고, 공급망에 이상이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이날 오전 김보현 대표 내정자 주재로 비상 대응 회의를 열고 해외 발주처에 ‘회사가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적극 알리기로 했다.

주요 금융그룹도 이날 오전 일제히 회장이 주재한 긴급회의를 열고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고객 자산 리스크 관리 강화, 정보기술(IT) 및 보안 관련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등을 주문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이날 오전 7시 그룹위기관리위원회를 열고 금융시장 불확실성 대비에 나섰다.

● 민노총 총파업 결의에 바짝 긴장

계엄 해제 이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파업과 정치적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재계를 긴장케 하고 있다. 국회 마비로 반도체지원법을 비롯한 경제지원 법안 통과도 불투명해졌을 뿐 아니라 민노총 파업으로 조업 차질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노조원 전원이 아닌 집행부(임원)만 파업에 참석할 것으로 보이지만 임단협이 거의 마무리된 시점에 발생하는 정치파업이란 변수는 당혹스럽다”고 했다. 무역협회 무역진흥본부 박성환 본부장은 “수출이 14개월 연속 성장하고는 있지만 그 증가세가 주춤하는 데다 대외적인 여건도 좋지 않은 상태”라고 우려했다.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를 거치며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불황 속 연말 특수만 손꼽아 기다리던 유통기업들은 계획이 틀어질까 불안해하고 있다. 한 유통기업 관계자는 “소비심리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미래에 대한 불안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환율이 오르면서 물가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식품기업 관계자는 환율 급등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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