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단식쇼'라던 김기현 "李 단식중단, 정중히 요청"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처음으로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이 대표의 진정성을 비판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단식이 15일째에 접어들면서 "이 대표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단식을 중단하기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야당 대표가 정부 국정운영을 점검하고 내년도 나라살림을 챙겨야 하는 시기에 단식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김 대표를 비롯한 여당은 이 대표 단식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틀 전 논평을 통해 "'날것'을 이리 좋아하시니, 단식 또한 날로 먹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면서 단식 시작 전날 횟집에 간 것을 꼬집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단식 쇼로 인한 동정이 아닌 후안무치에 대한 괘씸죄가 추가돼야 할 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기류 속에 이날 처음으로 여당이 이 대표 단식을 만류하고 나선 것이다. 김 대표 입장에 변화가 생긴 주된 이유는 단식이 15일째를 넘어가면서 실제 이 대표의 '건강 이상설'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수당 대표가 자신을 향한 체포동의안 가결을 막기 위해 단식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행여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심각해지면 그를 한 번도 만류하거나 찾아가지 않은 김 대표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향후 국정감사와 예산 국회 국면에서 야당과 협상에 나서야 하는 원내지도부 입장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종 예산과 법안 처리가 시급한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단식 농성장 방문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계획은 없다"며 "김 대표는 이 대표의 건강을 우려하고 있고, 정기국회에 들어가는 만큼 제1야당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고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