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공정위 재제건 원심 파기 환송
“원심판단은 입찰담합 법리 오해한 판결”
(사진=연합뉴스) |
13일 공정위에 따르면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입찰담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 서울고법 판결을 공정위의 승소 취지로 파기하고 환송했다.
앞서 공정위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도로공사 등이 각 실시한 총 4건의 통화스왑 입찰에서 담합한 4개 외국계 은행들을 적발해 지난 2020년 3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3억 2100만 원을 부과했다.
씨티은행과 제이피모간은 이 같은 처분 불복해 2020년 5월 서울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각각 제기했고 2021년 5월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고, 이번에 대법원이 공정위 처분이 적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당초 원심은 각 발주자가 특정 은행과 이 사건 통화스왑 거래를 하기로 구두로 합의한 것을 실질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고 봤고 입찰절차를 거쳤다는 증빙을 남기기 위해 입찰을 시행하지 않은 채 원고와 다른 은행으로부터 입찰제안서를 제출받는 등 마치 입찰이 있었던 것처럼 외형을 갖췄을 가능성이 있어 통화스왑 입찰은 경쟁입찰의 실질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사건 통화스왑 입찰의 경우 내부 규정이나 실무 관행에 따라 발주자가 입찰에 부치게 돼 있는데 두 사건 모두 입찰을 전혀 실시하지 않은 채 형식적인 입찰서류만을 작성해 입찰이 있었던 것처럼 조작한 경우와는 달라 입찰이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당시 수의계약은 당사자 사이에서만 구속력이 있을 뿐 그 이후에 진행된 입찰절차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공동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다른 은행이 유효한 경쟁관계를 전제로 입찰에 참가하거나 공동행위에 가담한 다른 은행이 합의를 파기하고 발주자보다 더 낮은 원화 고정금리로 견적서를 작성·제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 사건의 파기환송심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공정위 처분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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