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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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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애플, 경기 둔화에 프리미엄 전략 흔들…‘아이폰15’ 구원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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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스티브 잡스 홀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 ‘원더러스트'에서 아이폰15 시리즈를 소개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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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애플에게 ‘아이폰15′가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애플이 13일 아이폰15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애플의 위기 탈출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애플은 경기 둔화에 따른 스마트폰 시장 부진, 중국 정부의 공무원 아이폰 사용 금지 조치, 중국 화웨이의 추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스티브 잡스 홀에서 신제품 발표회인 ‘원더러스트’를 열고 아이폰15 시리즈를 선보였다. 전작인 아이폰14와 같이 일반, 플러스, 프로, 프로 맥스 등 4종이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아이폰 라인업인 ‘울트라’를 예상했지만 라인업 변화는 없었다. 애플은 가장 저렴한 일반(6.1인치)과 저렴한 가격으로 큰 화면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플러스(6.7인치), 고성능의 프로(6.1인치), 고성능과 큰 화면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프로 맥스(6.7인치)를 고집하고 있다.

애플은 2007년 1세대 아이폰 이후 2012년 아이폰5까지 단일 모델을 내놨다가 2014년 아이폰6부터 큰 화면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일반과 플러스로 라인업을 구분했다. 이후 2018년 아이폰XS부터 플러스를 맥스로 바꿔 크기와 함께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했다. 2019년 애플은 아이폰11부터 일반과 프로, 프로 맥스로 3개 라인업을 가져갔다. 2020년에는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5.4인치 아이폰12 미니를 내놓으면서 미니, 일반, 프로, 프로 맥스 라인업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이폰12와 13까지 2년 동안만 미니를 판매했고, 지난해 나온 아이폰14부터 일반, 플러스, 프로, 프로 맥스 라인업을 완성했다. 저가 제품을 없애고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라인업을 재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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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C형 충전 단자가 적용된 애플 아이폰15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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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미엄 전략 펼치는 애플, 128GB ‘프로 맥스’ 없애 사실상 가격 인상

애플이 이런 전략을 펼치는 배경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정체된 상황에서 제품 1대당 판매 단가를 높여야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휴대폰은 아이폰14 프로 맥스로 집계됐다. 아이폰14 프로 맥스(128GB)는 현재 판매 중인 아이폰 중 가장 비싼 제품이다. 출고가는 국내 175만원, 미국 1099달러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판매된 아이폰14 프로 맥스는 2650만대로, 3위 아이폰14 일반 모델(1650만대) 대비 1.6배 많았다. 같은 용량의 아이폰14 일반 모델의 출고가가 125만원인 걸 감안할 때 애플은 50만원 비싼 제품을 1000만대나 더 판매한 셈이다. 애플의 프리미엄 전략은 애플이 전 세계 스마트폰 영업이익의 85%를 점유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열쇠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영업이익(130억달러·약 17조2970억원) 중 85%를 가져갔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점유율(12%)의 7배에 달하는 규모다.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는 애플이지만 경기 둔화에 따른 스마트폰 시장 부진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6% 감소한 11억5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연간 4억5000만대에 달했던 중국 스마트폰 판매가 최근 2억7000만대로 줄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올해 스마트폰 판매가 작년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를 토대로 올해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5% 줄어든 2억2000만~2억25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가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1일(현지시각) “애플이 10대 고객과 기존 안드로이드 사용 고객 유입 덕분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화웨이의 부진과 매년 새로운 디자인을 갖춘 새로운 아이폰을 통해 앞으로도 애플의 점유율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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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스티브 잡스 홀에서 열린 애플 신제품 발표회 ‘원더러스트' 참가자들이 아이폰15 시리즈를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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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신흥시장인 인도를 공략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건 힘들어 보인다. 인도는 중국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국가 중 하나다. 무엇보다 전자 기기를 시작으로 정보통신(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중국을 대신할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 등이 인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반면 인도 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60% 수준에 불과하다. 보급률 80%를 기록 중인 미국, 95% 수준인 한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2021년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170달러(약 288만원)에 불과한 점은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향후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당장 100만원 넘는 아이폰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은 부족하다는 의미다. 애플은 아이폰15 시리즈의 가격을 전작과 동일하게 유지했지만 여전히 125만원부터 시작하는 높은 가격은 걸림돌이다. 특히 애플은 175만원에 판매된 128GB 용량의 프로 맥스 모델을 없애면서 사실상의 가격 인상 효과를 가져갔다. 아이폰15 시리즈 전체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없애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만든 것이다.

◇ 中 정부 아이폰 금지 조치에 화웨이 애국 소비까지

애플의 또 다른 악재는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 조치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공무원, 국영기업 임직원, 정부 관련 단체 직원들에게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외국 업체 기기를 업무용으로 사용하거나 사무실에 갖고 오는 걸 금지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이런 조치는 해외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사이버 보안을 위시하려는 중국 행정부의 움직임으로, 민감한 정보가 국경을 넘어오는 걸 차단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 조치로 애플의 시가총액은 이틀 만에 1897억달러(약 253조원)가 사라졌고, 애플이 아이폰 최대 생산기지이자 핵심 판매 시장인 중국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정보기술(IT) 컨설팅업체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이폰 판매의 24%가 중국에서 나왔다. 이는 애플의 안방인 미국(21%)을 넘어서는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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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늄을 입은 애플 아이폰15 프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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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공격을 받는 중국 화웨이가 3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 ‘메이트 60 프로’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애플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는 TSMC의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이 들어간 아이폰15와는 분명한 성능 차이가 있지만, 중국이 독자 개발한 7㎚급 반도체를 탑재했다는 점에서 중국 내 애국 소비를 이끌고 있다.

한편 애플이 이날 공개한 아이폰15 시리즈는 아이폰 최초로 USB-C 단자를 적용했다. 또 아이폰14 프로와 프로 맥스에만 들어간 A16 바이오닉 칩을 아이폰15 일반과 플러스 모델에 넣었다. 아이폰15 프로, 프로 맥스에는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A17칩을 탑재했다. ‘탈모폰’이라는 별명을 얻게 한 화면 상단 일부를 움푹 판 노치(notch)는 이번 아이폰에서 자취를 감췄다. 길쭉한 알약 형태의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모든 아이폰에 들어갔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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