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에서 열린 사단법인 문화자유행동 창립기념 심포지엄 및 창립총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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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우려를 표한 밴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씨를 겨냥해 "개념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사단법인 문화자유행동 창립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 "최근 어떤 밴드의 멤버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후에 '지옥이 생각난다'고 얘기하는 것을 듣고 (어떤 사람들은) '개념 연예인'이라고 하던데,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윤아씨는 일본 도쿄전력의 오염수 1차 방류가 시작된 지난달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방사능비가 그치지 않아 빛도 들지 않는 영화 속 LA 풍경, 오늘 같은 날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고 적었다. 핵전쟁 이후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공상과학 영화 '블레이드 러너'도 언급했다.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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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의 발언은 문화계의 '좌편향'을 문제 삼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대표는 "문화예술을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그 내부에서는 우리가 개선해야 할 것이 참 많다"며 "음침하고 폐쇄적인 지하 경제에서 문화계의 이권을 독점하는 소수의 특권세력이 특정 정치세력 혹은 특정 사회세력과 결탁해서 문화예술계를 선동의 전위대로 사용하는 것도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문화예술인들이)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투사인 척 행동하지만, 알고 보니 실제로 북한 인권의 참혹한 상황에는 전혀 입도 열지 않는다면 이율배반"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부친 고(故) 윤기중 명예교수의 빈소를 찾은 가수 노사연씨 자매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를 비판했던 김훈 작가가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비난받았던 사례를 거론하면서 "더 이상 이런 불이익과 따돌림, 낙인찍기가 되지 않는 문화예술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도 축사에서 "대한민국의 문화의 자유가 최근에 많은 위협을 받고 있다"며 "문화의 자유적 가치를 인권이나 연대, 자유의 이름으로 오히려 자유를 왜곡하고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있다. 문화계에 이런 부분이 많아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문화계가 좌편향돼 있다는 여권의 인식을 반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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