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국제유가 추이 |
(서울=연합뉴스) 한국이 단기적으로 재정·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놨다. 한국을 방문한 IMF 연례협의단이 6일 발표한 '2023년 연례협의 결과' 내용이다. 연례협의는 IMF가 매년 회원국의 거시경제·재정·금융 등 경제 전반을 점검하는 회의다. 연례협의단은 "팬데믹 기간 재정이 매우 확장적이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수준이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지속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재의 긴축적 재정·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정부 부채의 증가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IMF는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긴축적 재정·통화 정책에 대해 '적절한 정책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유가가 최근 급등세를 보인다. 6일(현지시간) 국제원유 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87.54달러에 장을 마쳤고, 11월물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90.60달러였다.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90달러를 넘긴 브렌트유는 장중 91.1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6월 하순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의 감산이 지속되며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란 예상이 우세해진 탓이다. 더욱이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을 연장키로 결정하면서 공급 감소 우려가 커졌고 상승세가 심상찮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압력이 커질 수 있다. 국내 물가에 미칠 영향이 걱정이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4% 상승했다. 올해 4월 3.7%를 기록한 뒤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물가상승률은 전달(2.3%)과 비교하면 1.1%포인트 올랐다. 이는 2000년 9월(1.1%포인트) 이후 최대폭이다. 지난 2월부터 둔화세를 보이며 지난 7월 2.3%로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다시 3%대로 올라선 것이다. 시장 일각에선 경기 불황 속에서 물가마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고유가는 국내 물가는 물론이고 경기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물가와 경기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국면이다. 글로벌 시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비상한 정책 수단을 고심해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9월 경제동향'을 통해 국제유가 상승과 중국 경기 불안 등을 언급하면서 이는 한국 경제의 부진 완화를 제약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KDI가 지난 7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판단했고 8월에는 "경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다소간 회복세를 전망했던 것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이번 평가에선 '경기 부진 완화'라는 표현이 빠지고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포함됐다. 지난 두 달 연속 경기 회복 흐름을 부각해온 평가에서 한발 물러나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강조됐다는 것이다. 고물가와 경기 불안 조짐이 동반 가시화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우리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대내외적 변수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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