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쓰러진다 해도 싸움 끝나지 않아”
출구 전략 모호, 비명계 ‘단식 중단’ 요청도
친명계 “지지층 결집·확장 차원 단식 아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 앞 계단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 촛불문화제에서 한준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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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일주일째에 접어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을 두고 정치권에서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층 수척해진 이 대표 건강상태를 우려한 조언인 동시에, 단식이 기존 지지층 결집만을 유도할 뿐 대중적 공감대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는 ‘무용론’도 확산되는 상황에서다. 이른바 ‘출구 전략’이 모호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당 일각에서는 극단 정치를 더욱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6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 단식의 출구 전략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무기한 단식’을 선언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면적인 국정 기조 전환 등을 요구했지만, 대통령실은 물론 여당도 이에 반응하지 않고 있어 단식을 끝낼 출구가 막혔다는 관측에서다.
이미 정부여당과 대화라는 출구는 막힌 상태로, 결국 이 대표가 건강 악화로 병원에 실려가야 단식이 종료된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건강에 상당한 위해가 가해질 수 있는 단식 ‘끝장 대치’가 이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최강욱 의원은 전날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스스로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끝까지 가겠다는 결기를 보인 것으로 안다”면서 “본인이 쓰러져야 끝나지 않을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도 결기를 다지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싸움은 제가 쓰러진다 해도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제 힘이 빠지는 만큼 더 많은 국민께서 더 힘을 내주실 것이고 제 목소리가 작아지는 만큼 더 많은 국민이 더 크게 외쳐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 “제 뒤에 국민이 있음을 믿고, 온 몸을 던져 이념의 늪에 빠진 민생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공개적인 단식 종료 요청도 나왔다.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인 5선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제는 단식을 멈춰 달라. 명분도 실리도 별로 없고, 공감을 얻기도 어렵다”면서 “여론은 매우 냉소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정치인들의 모습이 그렇듯이 병원에 실려가는 광경이 그다지 당당해 보이지 않고 비루해 보이기까지 했다”고 직격했다.
이 같은 조언은 이 대표 단식이 대중적인 공감대를 이루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지지율이 아직까지는 유의미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다만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이 단식 자체가 민주당의 지지도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는 단식은 아니다”라면서 “민주당 지지층에 대한 결집과 확장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진행한 것이 아니며, 정치공학적으로 해석하고 바라보지는 않는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극단 정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국회에서 연일 당 결집을 위한 촛불문화제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비명계 의원에게 쏟아지는 ‘개딸’(이 대표 강성지지층)들의 야유가 쏟아지는 등 취지가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한 보좌진은 “현재도 개딸 등이 단식농성장에 몰려 이 대표를 걱정하면서 쏟아내는 감정이 상당히 격하다”면서 “이 대표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떤 반응이 쏟아질지 굉장히 걱정스럽고 당에 더 큰 상처를 낼까 두려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의 단식 개시 후 민주당은 ‘검찰독재정권에 대한 국민 항쟁’을 선포하고 장내·장외 집회에 골몰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의원들이 이 대표를 따라 동조 단식을 하고,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원외 인사가 격려 방문에 몰려드는 등 ‘충성 경쟁’이 이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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