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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물가와 GDP

다시 들썩이는 물가…“추석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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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3일 서울의 한 주유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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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달만에 1%포인트 이상 오르며 다시 3%대를 넘어섰다. 한달새 상승폭으로는 23년만에 가장 크다.

최근 국제유가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인 데다 여름철 폭염·폭우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큰 폭 올라 그간 둔화 흐름을 이어오던 물가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진 것이다.

정부는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물가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산유국들의 감산이 계속되는데다 흑해곡물협정은 해결될 기미가 안보인다. 여기다 국내적으로 태풍 가능성에 9월 추석 수요까지 겹치면서 당장 추석물가가 비상이 걸리게 됐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5.2%) 이후 6개월 연속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다가 다시 상승 반전된 것이다. 상승률은 지난 7월(2.3%)에 비해 1.1%포인트 올랐다. 한달 새 증가폭으로는 2000년 9월 이후 가장 컸다. 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5월 이후 석달만이다.

최근 지속 상승 중인 기름값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작년 8월 대비 -11.0% 줄었는데, 하락률은 7월(-25.9%)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지난해 기름값이 폭등한 탓에 1년 전과 비교하면 가격이 내렸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면서 하락률은 한달만에 반토막 났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3월 70달러 선까지 내려왔던 국제유가는 2분기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현재 90달러 선에 근접한 상태다.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보통휘발유 가격은 지난 8월 5주 기준 ℓ당 1744.94원으로 집계되면서 작년 8월 3주(ℓ당 1780.15원) 이후 가장 높았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보다 1.1%포인트 늘어나는 데 석유류 가격이 80% 가량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폭염과 호우 등 불리한 기상 여건 탓에 농수산물이 가격 크게 오른 점도 지난달 물가 자극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농산물 가격은 작년 8월 대비 5.4% 상승했으며 수산물 가격도 같은 기간 5.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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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에서 상인이 과일을 진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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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과실 물가는 1년 전보다 13.1% 치솟으며 지난해 1월(13.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품목별로는 사과(30.5%), 복숭아(23.8%)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생선·해산물, 채소, 과일 등 품목이 포함된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6% 증가하며 전체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는 농산물 등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른 탓에 물가 상승세가 확대됐다며 전반적인 물가 흐름 자체는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년 전에 비해 3.9% 증가하며 전월 대비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4월부터 둔화하던 근원물가가 4개월만에 멈춘 것이다. 음식·숙박(5.2%), 의류·신발(7.8%) 기타 상품·서비스(6.0%) 등은 전체 물가 상승률을 크게 상회하는 등 물가 상방 압력이 높아 근원물가 역시 향후 오름세가 가팔라질 우려도 있다.

정부는 향후 국제유가 추이가 하반기 물가 상승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바이유와 브렌트유는 전날 각 배럴당 89.47달러, 89.00달러까지 오르면서 최근 한달 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하는 등 계속되는 유가 상승세에 따라 9월 물가 상승률 역시 3%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9월이 되어도 꺾이지 않는 폭염과 태풍 가능성 등 기상여건도 농산물 가격에 부정적이다. 한달도 남지 않은 추석 수요 역시 장바구니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김 심의관은 “국제 유가가 계속 등락을 반복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서 향후 변동 폭을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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