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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시위와 파업

전장연, 두 달 만에 또 지하철 시위 “매주 월요일 오전 지하철 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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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열차 지연 운행되기도

조선일보

5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 중구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하고 있다.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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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출근길 지하철에 오르는 시위를 재개했다. 지난 6월 말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 때문에 일부 열차가 지연 운행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장연은 “다음 주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다시 지하철에 타겠다”고 했다.

전장연은 서울역 방면으로 향하는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시위 참가자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5일 오전 8시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장연은 당초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상정될 때까지 출근길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는 시위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장애인 이동권 관련 예산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오는 11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전에 지하철 탑승 시위를 다시하겠다고 했다.

전장연은 지난 6월 30일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당산역을 수 차례 오가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했는데도, 이날 “지난 1월 3일 신년 투쟁 이후 한 번도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여러 차례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공식적인 탑승 시위는 아니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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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 중구 1호선 시청역 탑승장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하고 있다.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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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부터 50여 분간 승강장에서 지하철 문 4개 구간을 점거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때문에 출근길 시민들이 한 줄로 서서 출구로 이동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시청역 관계자는 “역사 내에서의 소란, 고성방가, 광고물 배포 행위 등은 철도안전법에 따라 금지되어 있다”며 “시위를 즉시 중단하고 퇴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전장연은 기자회견을 강행했다. 경찰도 “마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현장에서 영장 없이도 체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전장연 관계자 30여 명은 이날 오전 9시쯤 지하철의 각 문 앞에 1명씩 서서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 통제로 지하철에 오르지는 못했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은 전장연이 지하철 안으로 진입할 수 없도록 방패막을 세웠고, 일부 경찰은 시위대가 승강장 안쪽으로 이동할 수 없도록 벽을 세워 통행을 막았다. 시위 참가자들은 지하철 문이 열릴 때마다 “문 열어 주세요” “지하철 타게 해 주세요”라고 외치며 휠체어를 경찰 방패막에 들이받았다. 한때 선전물을 종이비행기 모양으로 접어 지하철 안으로 던지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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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호선 시청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마친 후 경찰 관계자들과 지하철 내에 탑승해 이동하고 있다.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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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분간의 대치 상황이 이어지자, 전장연은 “피켓, 조끼 같은 시위 용품을 제거해달라. 열차 내에서 선전활동을 하지 말아 달라”는 경찰과 시청역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조끼와 피켓을 수거해 오전 9시 40분쯤 지하철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경찰 관계자는 “선전물을 종이비행기 모양으로 접어 경찰에게 던질 경우 공무집행방해로 체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여의도 민주당사와 종각역으로 각각 흩어져 선전전을 벌였다. 이들이 이동하는 열차 내에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각 칸마다 10여 명의 경찰이 함께 탑승했다. 한때 종각역으로 이동하는 열차 내에서 휠체어에 탄 시위 참가자 1명이 열차 내부에서 질서를 통제하는 경찰에게 “왜 반말을 하느냐”며 소리를 질러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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