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호평 받은 ‘3無 교사집회’ 딴지 글에 “불법 시위 하란 말인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치인과 민주노총, 쓰레기나 폭력 등 민폐가 없어 ‘3무(無) 집회’로 평가 받았던 서이초 교사 추모 집회를 두고 일부 시민들이 최근 “경찰들에게 칭찬 받은 것이 좋아할 일이냐” “착한 아이 상을 받고 기뻐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격한 방식의 집회로 요구 사항을 관철하는 것에 익숙했던 이들이 비교적 평화로웠던 이번 교사 집회에 딴지를 걸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선일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서이초 교사 추모 및 입법촉구 7차 교사 집회가 열리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3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이초 교사 추모 집회에 대한 반응 글들이 올라왔다. 전국의 교사 약 20만명(주최 측 추산)은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아동학대 관련법 즉각 개정’ ‘서이초 교사 진상 규명’ 등을 주장했다. 대규모 집회였지만 질서유지 인력을 자체 운용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 정치인 발언이나 특정 이념 단체 등은 등장하지 않았다. 집회 시간 불법 연장도 없어 현장 경찰들에게까지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를 두고 한 네티즌은 “(경찰이 적었다는) ‘야 교사집회 개꿀’은 교사들 다루기 쉽고 편하다는 말인데 이게 어딜 봐서 칭찬이냐”라며 “무슨 착한아이 상 받고 기뻐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썼다. 다른 네티즌도 “교사들 집회가 우리 마음에 쏙 들게 착하게 하더라는 경찰의 주제넘은 징찬에 문제의식까지는 없다고 하더라도 뭐가 좋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그게 좋아할 일인가”라고 했다. 또 다른 이는 “이렇게 조용히 질서정연하게 집회 하면 무관심에 이어 요구를 들어줄 이유도 없기 때문에, 반짝 이슈가 떴을 때 뭐 한다고 하고 만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현장 집회에 참석했던 교사들은 이같은 의견에 적극 반박했다. 자신이 교사임을 밝힌 한 네티즌은 “우리가 사용한 공간을 깨끗이 치우고 시간 약속 잘 지키고, 질서를 잘 지켜서 사정 뻔한 같은 공무원들끼리 윈윈(win·win)하는 거 너무 좋은데 왜 이렇게 까칠하느냐”며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우리들이라 서로 기특해서 기분 좋은 거 맞다”라고 했다. 또 다른 교사는 “교사 집회가 너무 온건해 신물이 나는 분들께서는 프랑스 본받으라 명령하지 말고 직접 화염병을 던지시라”라는 반응도 보였다.

교사 집회 주최 측은 “일부 시민들의 생각에 특별한 입장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앞으로도 질서 있는 집회 문화는 계속 유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김승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