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피스’ 실사판, 넷플릭스 개봉
넷플릭스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일본 만화 '원피스'의 실사판 드라마.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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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5억1600만부가 팔려 연재 중인 만화 가운데 세계 최다 판매를 기록한 일본 만화 ‘원피스’가 역대 최대 제작비(회당 기준)를 들인 실사(實寫)판 드라마로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베일을 벗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가 1900억원을 들여 제작, 공개한 이 작품에 뉴욕타임스와 BBC 등 영미권 언론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작품의 원작이 가진 화제성과, 지금까지 실패의 역사를 쌓아온 할리우드의 일본 만화 실사화에 대한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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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는 일본 만화가 오다 에이이치로 작품으로 1997년부터 지금까지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 중이다. 해적과 해군으로 세상의 세력이 양분된 시대에 해적왕이 숨겨놨다는 보물 ‘원피스’를 찾기 위해 주인공이자 해적인 몽키 D. 루피가 동료들과 탐험하는 줄거리다. 낙천적이면서도 엉뚱한 주인공의 성장 이야기를 그리는 전형적인 소년 만화의 형식을 따르면서도 주인공의 몸이 고무 재질로 되어 있다는 등 독특한 설정이 가미돼 연재 시작 때부터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넷플릭스는 이런 인기 만화를 실사화하는 데 한 회당 1800만달러(약 237억원) 제작비를 쏟아부었다. 회당 제작비로는 역대 최고다. 미국 케이블 방송 HBO의 ‘왕좌의 게임’(회당 1500만달러)보다 회당 제작비를 더 쓴 것이다.
'원피스'에서 주인공과 함께 항해하는 항해사 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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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할리우드는 일본 만화 기반 실사 작품을 계속 시도해왔다. 문제는 성공 사례가 사실상 전무했다는 점이다. 앞서 2008년 할리우드는 일본 만화영화 ‘마하 고고고(한국에선 ‘달려라 번개호’로 방영)’를 실사 영화로 제작한 ‘스피드 레이서’를 선보였다. 영화 매트릭스로 유명한 워쇼스키 감독이 각본, 감독을 맡았는데 제작비의 절반도 건지지 못했다. 만화 ‘드래곤볼’을 실사 영화로 만든 ‘드래곤볼 에볼루션’도 흥행에 참패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데스노트’도 낙제에 가까운 악평(로튼 토마토 평점 48%)을 얻었다. 2021년 넷플릭스가 실사 드라마로 만든 ‘카우보이 비밥’은 시즌2 제작을 포기하기까지 이르렀다. 최고 흥행 만화가 할리우드와 만나면 ‘폭망’하는 악연이 이어졌다.
'원피스'의 검객 캐릭터 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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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원피스 실사 드라마는 공개 직후부터 성패 논란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비관적인 쪽은 배우들 모습이 원작과 다르다는 점을 든다. 원작 만화에서 날렵한 인상의 동양인으로 묘사된 주인공 루피가 실사 드라마에서는 라틴계 통통한 연기자로 바뀌어 몰입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또 원작 만화에서 주인공이 적과 싸울 때 일본어로 외치는 “고무고무”가 영어로 제작된 실사 드라마에선 “검검(gumgum)”으로 바뀌는 등 언어적 어색함이 거슬린다는 평가도 있다. 대중문화 매체 롤링스톤은 “이번 실사 작품의 주인공 루피는 너무 뻣뻣했다”며 소년 만화 특유의 경쾌함을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생각보다는 괜찮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는 반박도 많다. BBC는 할리우드리포터 등 현지 매체를 인용해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깜짝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작 만화가 오다는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번 실사화 작품에선 ‘원작자가 만족할 만하다고 동의하기 전에는 방영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사 드라마 대본을 읽고, 올바른 방식으로 각색되고 있는지 감시견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원피스'의 저격수 캐릭터 우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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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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