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방공망 재배치 강요 효과
30일(현지시간) 러시아 프스코프 민군 공용 비행장에 가해진 드론 공격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다. 이 공격으로 IL-76 군용 수송기 4대가 파손됐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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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우크라이나가 무인기(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북서부 프스코프의 군용 비행장을 비롯해 모스크바 인근 7개 지역을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래 러시아 영토를 겨냥한 무인기 공격 중 최대 규모다.
러시아 국영통신사 타스 통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에스토니아 국경 인근의 프스코프 민군 공용 비행장을 공격해 IL-76 군용 수송기 4대가 손상됐다고 보도했다. 이중 2대는 화염에 힙싸였다. 프스코프 주지사가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에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비행장에서 거대한 화재가 발생한 모습이 담겼다.
프스코프 공항은 민간인 사용이 금지된 가운데 항공 당국이 활주로 손상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자신들의 공격 여부는 밝히지 않은 채 프스코프에서 러시아 수송기가 파괴됐다고 확인했다. 안드리 유소프 우크라이나 정보국 대변인은 “IL-76 수송기 4대가 파괴돼 수리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모스크바 인근의 오룔, 칼루가, 랴잔 지역과 브리얀스크에도 드론 공격이 가해졌다. 이중 브리얀스크를 공격한 드론은 지역 텔레비전 타워를 목표로 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브리얀스크 주 정부는 총 드론 7개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모스크바 서쪽의 루즈스키 지역에서는 모스크바를 겨냥한 드론이 격추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깊이 위치한 지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꾸준히 확장해 왔다. 개전 초기 미국으로부터 사거리 80㎞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텐(HIMARS)를 지원 받은 데 이어 영국으로부터는 사거리 250㎞ 이상인 스톰 섀도우 순항미사일을 지원 받아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본토를 잇는 촌가르 다리를 공격하기도 했다.
다만 서방 동맹국이 확전을 우려해 우크라이나가 지원받은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하는 것을 반대한 만큼 자체 제작 드론 등 자체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 군은 종이 상자를 만드는 판지로 드론을 만들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비행장 등을 공격해 5대의 러시아군 전투기와 방공 시스템 일부를 손상시키기도 했다. 종이 드론은 미사일보다 더 낮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데다 레이더에 감지 되지 않아 러시아의 방공망을 피하는 데 유용하다.
러시아 본토에 대한 드론 공격에 대해 믹 라이언 전 호주군 장군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배치된 러시아 공군과 방공 자산을 재배치하도록 강요할 수 있기 때문에 군사적 유용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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