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다르다고 편 갈라서 증오·적대· 공격… 민주 아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저명 인사들이 윤석열 대통령 부친상을 조문했다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극렬 지지자들로부터 공격을 받는 상황에 대해,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폭력” “탈레반, 홍위병의 길”이라고 비판했다. 또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편 갈라서 증오, 적대, 공격하는 건 민주주의의 길이 아니다”고 했다.
김 의원은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국민의힘으로부터 자신의 행동이 ‘내로남불’ 아니냐는 말을 듣고는 “내가 조국이냐?”고 큰소리로 되물어 국감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적이 있다. 당시 민주당이 조국 옹호에 매달리던 상황에서, 조국 전 법무장관을 ‘내로남불의 대명사’로 기정사실화한 듯한 김 의원 발언은 크게 화제가 됐었다.
김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증오, 혐오, 적대, 인신공격의 반민주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며 “정치에서 시작했으나 이제는 그 총구가 사회 전방위로 확산돼 민주공화국 전체를 흔들고 있다. 여기서 빨리 멈춰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얼마 전 가수 노사연씨 자매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상 조문을 다녀왔다는 이유로 소셜미디어에서 일부 세력으로부터 욕설과 협박 등 공격을 받았고, (이들은) 가족 과거사까지 거론하면서 공격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아무리 미워도 상가에 문상간 것에 욕설과 막말을 퍼붓는 건 인륜에 어긋난다”고 했다.
이어 “작가 김훈 씨도 기고문에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를 비판하는 내용을 썼다고 노망이니, 절필이니 폭언을 들어야 했다”며 “‘역도 영웅’ 장미란 용인대 교수가 문체부 2차관에 임명됐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그만하자. 민주공화국 시민이라면, 민주당 지지자라면 이 폭력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 민주공화국 시민이라면, 민주당 지지자라면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공화국 시민들은 서로 다르게 생각할 자유가 있다. 그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게 민주주의의 본질이고 전부”라면서 “내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는 건 좋다. 그러나 내 생각을 다른 사람한테 강요하는 건 폭력”이라고 했다. 그는 또 “군사 독재, 검찰 독재만 독재가 아니라 나와 생각이 다른 것을 틀렸다고 낙인찍고 배타 공격하는 게 바로 독재”라면서 “언어폭력이 과거처럼 물리적 폭력으로 악화되기 전에 빨리 중단하자”고 덧붙였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9년 10월 7일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김도읍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으로부터 “내로남불도 유분수”라는 말을 듣자, 성난 목소리로 “내가 조국이야? 내가?”라고 소리쳤다. /채널A 유튜브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 의원은 일부 민주당 의원을 ‘수박’(비명계를 뜻하는 은어)으로 규정하며 공격하는 강성 지지층과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 의원은 지난 5월 2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생각이 서로 다르다고 그래서 ‘너 수박이다’라고 하는 것은 민주공화국 역사에 가장 근본적인 폭력 행위”라며 “물리적 폭력으로 사람을 고문하고 죽이느냐, 아니면 정신적인 폭력을 가해서 몰아내고 입을 막느냐는 차이만 있지 본질적으로 폭력”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19년 10월 7일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김도읍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의 “내로남불도 유분수”라는 지적에 “내가 조국이야? 내가?”라고 소리쳤다. 김 의원의 발언에 장내에서는 웃음이 번졌다. 이에 여상규 당시 법사위 위원장은 “내로남불은 인정하네”라고 말하자 김 의원은 “내로남불이 아니다”라고 수습했다.
[이혜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