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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30년 침체’ 벗어던진 일본경제…저비용 구조와 엔저의 합작품[머니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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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방역 완화에 대기업 순익 2008년 이후 최대

7월 일본 서비스물가 2% 돌파…임금 상승세 주목

헤럴드경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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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일본경제가 ‘30년 침체’를 깨고 달아오르고 있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이 늘면서 서비스업 물가는 30여년 만에 2%를 넘겼다. 기업 실적 개선에 투자금이 유입되면서, 도쿄증권거래소 우량주로 구성된 니케이225는 3만2000선을 오르내린다. 3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1.5%로,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4일 밝힌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이대로라면 외환위기(1998년) 이후 25년만에 한일간 성장률 역전이 나타날 수 있다.

일본이 저성장 기로를 벗어난 것은 엔화 약세 덕이기도 하다. 엔저는 일본으로 관광객을 몰리게 했고, 일본 증시에 투자자금이 모이도록 했다. 수요가 늘어 물가가 들썩이자, 통화정책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에 미국 국채에 투자했던 일본계 자금도 돈을 빼 본토로 들어왔다. 일본 경제의 깜짝 반등이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질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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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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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 반기는 일본…불황 버틴 ‘저비용 구조’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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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 25일 달러 대비 엔화는 146.44엔에 거래를 마쳤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10월 말 32년만에 150엔을 돌파한 후 외환당국의 개입 등으로 다시 내려왔지만,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8.5% 상승하는 등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의 통화 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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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저렴한 엔화는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수출을 확대했다. 2분기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2분기에 70% 수준 가까이 회복했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해소되면서 일본의 자동차 수출이 급증하면서 2분기 수출도 전 분기보다 3.2% 성장하는 플러스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 확대는 그간 무역수지 만성적자를 겪던 일본으로선 이례적이다. 일본은 수출 감소세에도 해외 법인 배당 등으로 얻는 소득 수지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해왔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일본의 기업, 정부, 개인이 해외에 보유한 순자산은 357조엔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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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기업의 순이익 증가세도 확연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상장기업 1167개사를 대상으로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36개 업종 중 24개 업종(66.7%)에서 순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순이익 합계는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12조6648억엔(약 11조원)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분기 기준 15년 만에 최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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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엔화 약세 외에도 물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과 코로나19 회복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기업들이 장기 불황 속에서 여러 차례 체질 개선을 통해 ‘저비용 구조’를 만들어낸 점이 엔저 효과를 극대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일본은 20~30년간의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임금과 가격을 모두 올리지 않고 효율성을 높인 저비용 구조로 바뀌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완전히 독립돼 살아왔다”며 “고비용 구조로 불황엔 적자를 겪는 우리나라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때문에 기업들이 오랜 침체를 버틸 수 있었고, 최근 환율도 상승하면서 물가 경쟁력이 생겼다”며 “예전엔 우리 관광객이 일본에서 쇼핑할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이제는 쇼핑이 주 목적이 됐다. 매력적인 시장이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 매출이 늘어났고, 30년 만에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 것은 전체적으로 일본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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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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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물가 상승 선순환 지속될까…소비 제약은 부담

실제 지속적인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일본의 상황은 최근 완전히 달라졌다. 일본의 7월 소비자물가(CPI)상승률은 전년 대비 3.1% 올라 일본은행의 목표치(2%)를 16개월 연속 웃돌고 있다. 3%대 상승률은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고착화 지표로 평가되는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2%를 넘어서면서 시장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일본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판매세 인상 효과가 있었던 1997년을 제외하고 1993년 이후 2%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임금 상승과 내수 증대로 이어지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55.4%)을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전 분기보다 0.5% 줄었다. 여행 등 여가활동 지출은 늘었으나 백색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줄었다.

민간소비의 성장을 위해선 임금의 성장이 중요한데, 30년만에 물가상승으로 실질 임금이 오히려 줄고 있다. 한은 동경사무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의 2분기 민간소비 감소는 GDP를 전기보다 0.3%포인트 내리는 효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1분기엔 억눌렸던 소비 수요 증가로 민간소비가 0.6% 깜짝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2분기 들어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로 효과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임금 인상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선진경제부장은 “일본은 최근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등 정책적으로 임금 상승률을 지지하려고 하고 있다”며 “기업 이익이 개선되면 임금 상승을 뒷받침할 여력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 견조한 임금 상승률이 나타날지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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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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