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에 낙서해둔 계란을 72년 만에 다시 만난 할머니

20대 때 낙서해둔 계란을 무려 72년 만에 다시 손에 넣게 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아이오와주 지역 매체 KCCI-TV 등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아이오와주 메이슨시티에 거주하는 92세 메리 포스 스탄 할머니입니다.

할머니는 스무살 때인 지난 1951년 포레스트시티의 한 계란농장에서 일할 당시 재미 삼아 계란 한 알에 낙서를 적었습니다.

"누구든 이 계란을 손에 넣는다면 내게 편지를 보내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아이오와주 포레스트시티의 미스 메리 포스"라고 신원을 밝히고 '1951년 4월 2일' 서명 날짜까지 적어두었습니다.

이 계란은 12개들이 포장용기에 담겨 뉴욕까지 팔려 갔고 뉴욕 시내 식료품점에서 계란 한 팩을 구입한 남성이 이 가운데 하나에 특별한 메시지가 적혀있는 것을 보고 보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후 세월이 흘렀고, 이 남성은 20여년 전 이웃인 존 아말피타노에게 이 계란을 건넸고 아말피타노는 호기심이 발동해 메리 포스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낙서의 주인공을 쉽게 찾지 못하던 중 최근 특이한 중고품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 그룹을 발견하고 지난 17일 이 계란의 사진을 그룹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아말피타노는 사진에 "쉽게 볼 수 없는 계란이다. 1951년산이고 화석화됐을지언정 알이 안에 들어있다"며 계란 위에 쓰여있는 낙서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낙서는) 머나먼 도시에 사는 누군가와 친구가 되는 꿈을 꾸던 아이오와주 계란농장 젊은 노동자의 외침으로 들린다"면서 "아직 살아있을지 궁금하다. 찾으려 노력했으나 결실이 없었다"고 적었습니다.

또 "계란을 예쁘고 안전한 보관 용기에 담아두었다"며 낙서 주인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이 포스팅은 게재 직후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퍼져나갔고 아말피타노는 결국 메리 포스의 딸과 연락이 닿을 수 있었습니다.

취재진과 만난 메리 포스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 계란이 어떻게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었냐"고 기뻐하며 "그들이 좋은 냉장고를 갖고 있었나 보다"라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는 또 70여 년 전 뉴욕으로 팔려 갔던 계란과의 '재회'한 것은 복권에 당첨된 것과 같다면서 "90년 이상 살면서 별별 일을 다 겪어 크게 놀랍지는 않지만 이번 일은 신선한 즐거움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존 아말피타노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신승이 기자 seungy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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