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투표 힘들었던 해외 출장자, 연차 사용자, 요양 조합원 등 참여 많아져
30일 중앙쟁의대책위 열고 향후 투쟁 방향 조합원과 공유 계획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관련해 역대 최대 투표율과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한 것은 모바일 투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재택 근무자나 판매영업직 등이 장소에 제한 없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25일 전체 조합원 4만4천538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4만3천166명(투표율 96.92%)이 투표하고 3만9천608명(재적 대비 88.93%)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율 96.92%와 찬성률 88.93%는 현대차 노조 사상 가장 높은 수치다.
최근 10년간 투표율은 한 번도 90%를 넘은 사례가 없다.
20년으로 기간을 늘려도 가장 높은 투표율은 92.43%(2008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찬성률도 마찬가지다.
최근 20년 사이 재적 대비 최고 찬성률은 77.94%(2015년)로 이번 88.93%와 큰 차이가 난다.
노조는 올해 투표율과 찬성률이 대폭 높아진 이유를 투표 방식 변화 때문으로 본다.
노조는 조합원 설문조사를 거쳐 36년 역사상 처음으로 이번 투표를 모바일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했다.
기존에는 현장 투표소에 조합원이 직접 가서 신분 확인 후 투표용지에 찬반을 기표하고 투표함에 넣은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합원이 휴대전화를 통해 파업 찬반에 투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투표가 쉬워지자 투표율이 올라갔다.
노조는 특히, 현장 투표방식에선 투표에 참여하기가 상대적으로 힘들었던 판매영업직, 재택근무자, 연차 사용자, 요양 중인 조합원, 해외 출장자 등이 이번엔 참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본다.
투표하는 현대차 조합원들 |
일반적으로 찬성을 위해 파업 투표를 하는 만큼 투표율이 오르면서 찬성률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 투표권 보장 확대를 위해 모바일 투표를 도입했고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투표율은 높은 또 다른 이유는 올해 교섭이 17차례 진행됐는데도 사측이 아무런 제시안을 내놓지 않아 조합원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오는 3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향후 투쟁 방향을 조합원과 공유할 계획이다.
노조가 파업을 가결한 만큼 회사도 제시안 마련을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노조는 기본급 18만4천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를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과 현실화,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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