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NS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일본 화장품 제품 명단이 확산되면서 불매 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사진 중국 웨이보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일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비판 보도를 쏟아내며 반일 민족주의 정서에 불을 붙였다. 수산물을 비롯한 각종 식자재와 해수 유관 제품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중국 소셜미디어 네트워크(SNS) ‘웨이보’에선 25일 ‘일본화장품’이 화제의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일본 방사선 피폭 제품’이라며 일본산 스킨 케어 및 뷰티 브랜드 목록과 함께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글이 이어졌다.
중국 지우파이(九派)신문은 “일본 화장품이 안전한지에 대해 많은 중국인이 우려하고 있다”며 “2019~2021년 중국 수입 1위였던 일본 화장품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전했다. 해양 성분 사용 여부에 따라 사람들이 일본 화장품을 분류하고 있다고도 했다.
24~25일 일본 화장품이 중국 웨이보 인기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사진 중국 웨이보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본 화장품 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일본 주요 화장품 제조사인 SK-II는 “자사 제품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떨어진 일본 서부 시가현에서 생산되며 제품에서 방사선 위험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명 화장품 브랜드 큐렐(Kao)는 “현재 공식 채널을 통해 수입되는 제품은 방사성 테스트를 거쳐 중국 세관을 통과했다”며 “통관이 가능한 만큼 제품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행은 “대부분의 제품이 일본에서 생산되지 않으며 원산지 확인 후 구매하고 온라인에서 상세한 원산지 표시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전날 중국 해관총서가 일본 수산물 수입 전면 중단을 발표한 뒤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의 유명 일식당에선 일본산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상하이시 감독관들이 일식당을 기습 점검했으며 일부 식당에서 일본산 수산물임에도 세관 신고서를 제공하지 못하자 매장이 폐쇄됐다.
중국 푸저우시 마트 매장에 식용 소금이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사진 중국 해협도시보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소금 사재기 현상도 이어졌다. 중국 해협도시보(海峽都市報)에 따르면 푸저우(福州) 등 각 지역 마트에서 식용 소금 구매가 폭주하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그러자 소금을 공급하는 국영기업인 중국염업그룹은 이날 “오염수 방류로 중국 일부 시장에서 소금 패닉 사태가 발생했다”며 “현재 광산 소금이 95%, 호수 소금이 4%, 바다 소금이 1%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금 공급량은 충분하다”는 입장까지 냈다.
중국 매체 신경보(新京報)가 ‘일본 음식 계속 먹을 수 있는가’라는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네티즌 9만2000명 중 8만1000명(88%)이 “안 먹겠다. 안전이 매우 걱정된다”고 답했다.
전날 방사능 오염으로 탄생한 영화 속 괴물 ‘고질라’를 등장시켰던 중국 환구시보는 이번엔 일본 애니메이션 ‘울트라맨’을 등장시켜 조롱했다. 후시진 환구시보 전 편집인은 영상과 함께 “울트라맨은 바닷물 오염으로 탄생한 돌연변이 괴물을 퇴치하는 데 성공했다. 괴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일본에 울트라맨은 어디 있는 걸까?”라는 글을 올렸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인이 ″방사능 괴물을 퇴치한 일본의 '울트라맨'이 지금은 어딨냐″고 비판했다. 사진 중국 웨이보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중국 관영 CCTV는 “역사는 일본 정부의 한 획을 기억할 것”이라는 논평과 함께 한국과 일본 내 비판 목소리를 보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일본은 어민의 탄식을 듣지 못하는 척, 세계인의 분노를 못 보는 척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했다. 일본의 얼굴에 ‘흉터’가 새겨졌다”는 영상을 게재했다.
일본이 중국 수산물 수입 금지에 공식 항의한 가운데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날 중국이 수입 금지 조치가 잘 이행되도록 자국 내 온오프라인 시장을 엄격히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